출국 후/쾰른_Köln

10월 3일 오늘은 독일통일의 날! / 아침식사, 오전산책과 레몬청 그리고 양파케이크!

지영(JiYeong) 2024. 10. 4. 05:39

오늘은 독일 통일의 날이다. 그렇다는건! 공휴일이라는 뜻! 빨간날! 쉬는날! 그래서 로버트 아저씨는 어제 저녁부터 신난상태! 세입자친구 A도 쉬는날!!! 그래서 오늘은 간만에 셋이 뭉쳐 화려한 아점식사를 하고 오전산책을 다녀왔다. 오전산책엔 사실 목적이 있었는데, 바로바로! 근처 밭의 농부들이 감자수확을 끝냈다면,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감자들이 많이 있을테니 그것을 가져오기 위한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혜밀이와 수다를 떤 뒤 씻고 1층으로 내려가보니 세상에나, 일요일 또는 쉬는날처럼 여유로운 날 아침에 먹는다는 '전형적인 독일 아침식사'가 차려져있었다.

 

빵은 아직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는 중! 다양한 햄과 과일(그릇으로 덮어놓은게 과일이닼ㅋㅋㅋ), 요거트! 그리고 각종 잼과 꿀, 소금, 계란!

 

 

빵과 크로와상을 구운 뒤 귀여운 바구니에 담아 빵 자르는 칼과 함께 준비하면 완료!!

 

독일식으로 먹는 삶은 달걀. 밑의 달걀받침대의 이름은 der Eierbecher. 말그대로 달걀+잔! ㅋㅋㅋㅋ 칼로 1/3 윗부분을 쳐서 깨뜨린 뒤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유튜브에서만 봤던걸 실제로 접하다니!! 너무 재밌었다 흐흐흐!!! 그리고 오른쪽은 비건 햄!!! 나를위해 준비되었닼ㅋㅋㅋㅋ

 

독일엔 햄의 종류가 진짜진짜 정말정말 많다. 비건햄과 같이 찍힌 좌측의 생선회같아 보이는것도 햄인데, 왠지 연어를 닮은듯했고 맛도 연어맛이 나길래 "이거 스시같아. 연어맛이 나!"하며 말하니 A는 "생선???"하며 (생선을 별로 안좋아함!) 눈을 크게 떴고, 로버트 아저씨는 웃으며 "ㅋㅋㅋㅋ그거 이름 연어햄이야. 연어는 아니고, 지방을 완전히 제거한 햄이지. 어느 부위인진 모르겠네" 세상에나 진짜 연어맛이 났는데 이름이 연어햄이라니. 정확한 내 미각에 나도 놀라고 모두 놀랬닼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는 아침식사를 마친 뒤, 로버트 아저씨가 "자~~~ 나랑 A가 아침을 차렸으니~~ 치우는건 지영이 다 하면 되는거야~~ 그게 바로 독일식이지~~~~"하며 말하자 A는 나를 향해 웃으며 "ㅋㅋㅋ아냐. 같이 치워!" 하며 내 편을 들어줬다. 휴~~~ 다음엔 늦지 않을게여~~~ ^3^

 

해바라기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왜...혼자있니....?

 

 

소화를 시킬 겸, 다같이 간단하게 준비를 한 뒤 근처 밭으로 나갔다. 로버트 아저씨 말로는, 운이 좋으면 농부들이 수확을 끝낸 뒤 떨군 감자들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독일에도 미국의 추수감사절같은 개념으로, 농부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날이 있다고 한다. 이름은 Erntedankfest! 한글로는 [에언트 당크 페스트]라고 읽는다. ernten 거두어들이다, 수확하다. dank 감사. Fest 축제. 수확 감사 축제! 정말 독일어는 단어끼리 합쳐놓은 단어가 많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고, 대강 어떤 뜻을 가졌을지도 유추하는게 가능하다. 그 날짜는 10월 첫째주 주일로 정해져있다고 한다. 올해는 10월 6일 일요일이겠군!

오늘 가져온 감자는 결국 한 개 ^-^! nur eine Kartoffel!

 

 

그러나 아직 감사수확 전 인가보다. 이리저리 개똥을 피해다니며 밭 사이를 다녀보았으나 결국 가져올 수 있었던 감자는 한 개 뿐! ㅋㅋㅋㅋㅋㅋ 야무지게 접어 챙겨온 비닐백이 조금 무색해졌으나, 간만에 비가 안오고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날이었기에 오늘의 맑은 날씨를 한껏 즐기며 계속 걸었다.

 

모두에게 동의를 구하고 올리는 사진! 왼쪽이 A, 오른쪽이 로버트 아저씨! 내가 '너네 뒷모습을 찍어도 될까?' 하자 A가 갑자기 엉덩이춤을 추더니 덩달아 로버트 아저씨도 덩실덩실 춤을 췄닼ㅋㅋㅋㅋㅋㅋㅋ그 사진은 나만 보는걸로 ^-^..!

 

 

왼쪽 열매의 이름을 까먹었는데, 로버트 아저씨가 알려주시길 이 열매의 씨를 제거한 뒤 과육부분만 우려내면 비타민이 풍부한 차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우측의 꽃은 그냥 예뻐서 찍어봤다 ^^~~

 

어디선가 닭 울음소리가 나길래, 그쪽으로 다같이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나타난 어느 집의 농장! A와 로버트 아저씨는 '오늘 닭 한마리 가져가자!!! 내가 잡으면 지영이 목을 비트는거야!! 치킨먹자!!!! 캬캬캬'하몈ㅋㅋㅋㅋ신나했는데, 마침 저 멀리서 오리도 꽥꽥 소리치고있었다.

 

 

시끄러운 오리의 울음소리와 정확하게 똑같은 소리롴ㅋㅋㅋㅋㅋㅋA가 옆에서 오리를 향해 소리치잨ㅋㅋㅋㅋㅋㅋㅋㅋ신기하게도 오리가 더 반응하며 우리쪽으로 왔다. 세상에나!!!!! A가 하는말을 알아들은건가!!!???? 오리는 이빨이 없었다. 아니다, 너무 작아서 안보였던건가? 여튼 위험하지 않다며 오리를 향해 손가락을 뻗어보는 A. 으악 그치만 무섭닥!!!

 

옛날 독일에선 집을 지키는 동물로 개가 아닌 오리를 뒀었다고도 로버트 아저씨가 말해주셨다. 개는 아는사람을 만나면 짖지 않고 조용해질때도 있지만, 오리는 늘 항상 시끄럽게 울기에(진짜 엄청나게 시끄러웠었음)  도둑이 침입했을경우 주인이 알아차리기에 제격이었다는 것. 오늘 들어본 울음소리를 다시 생각해보자면, 진짜 '목청껏 쏴리질러!!!'의 표본이었으니.. 어쨌든 오리를 먹는용도가 아닌 집을 지키는 목적으로 키웠다는것에 저절로 수긍이 됐다. 

 

+오리를 이쪽으로 유인한  A의 목소리돜ㅋㅋㅋㅋ엄청났닼ㅋㅋㅋㅋㅋㅋ잠시만, 생각해보니 A의 직업은 군인이잖아!!!! 그래서 그렇게나 탄탄한 목소리를!!!!!

 

 

오늘 다녀온 길은, 자전거를 타고 어학원을 왔다갔다하는 길이기도 하다.

 

오전산책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니 13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 모과청 만들기를 시도했으나 약간의 변수가 생긴탓에, 레몬청으로 방향을 틀었고! 집엔 레몬 20개가 쌓여있었으니! 따라서 나는 오늘 레몬청을 반드시 만들어야했다. 더 귀찮아지기 전에 후다닥 만들어야지!!!

 

어제 사온 유리병의 포장지에 마침 한글 주의사항도 적혀있어, 반가운 마음에 찍었다.

 

 

으하하하 레몬청 만들기 대작전!!! 배경 음악은!?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아이유 앵콜콘서트 셋리스트! 사실 독일에 온 뒤로 최대한 한국어가 있는 컨텐츠는 피하고자 노력중인데, 아이유 노래만큼은...그럴 수 없어!!!!!!!!!!!!

 

제일 큰 병부터 완성!! 제일 큰 병은 대만친구네로 보낼 선물이고, 두번째 큰 병이 우리꺼, 그리고 나머지 네개 중 두개는 옆집으로 선물보낼 것. 남은 두개는 흠.. 모르겠당!

 

주방에서 헤드셋을끼고 룰루랄라 아이유 노래를 들으며 레몬을 베이킹소다로 닦고, 살짝 데치고 또 닦고, 썰고 또 써는 동안 로버트 아저씨와 A는 쇼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있었다. 중간중간 나에게 "도와줄까?"하며 물어왔으나, 이정도는 혼자 할 수 있기에!!! 하하하!!!! "아냐 괜찮아~!!"하며 마저 열심히 레몬을 썰었다. 사실 아이유 노래를 듣는동안엔 응원법을 따라 외치며 노래부르는게 나만의 규칙이라, 옆에 누가 있으면 오히려 집중이 안된다구엿~~~~ 

 

독일에선 과일청의 개념이 다소 생소한듯 싶었다. 독일어로도 '청'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는 없는듯 했고, 로버트 아저씨도 신기한듯 보았기 때문! 설탕으로 절여진 레몬에서 나온 즙을 가리키며 "이건 물이니? 물도 넣었어?" 하며 물으셨다. 나는 최대한 열심히 설명을 했고, 아저씨는 "아하!!! 설탕 농도때문에 레몬에서 나온거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모과청은 2주정도를 기다려야되지만 레몬청은 3일만 있으면 된다고하니, 주말쯤 먹어볼 수 있겠군 히히!! 어쨌든 레몬청 만들기 완료!!! 감기에 걸린 대만친구 E에게 "너에게 줄 선물을 만들었어! 이번주 일요일에 시간 되니?" 하며 메신저를 보냈고, 주방을 정리하던 중 답장이 왔다. [배드민턴 칠까? 근데 8유로야.] 대박!! 배드민턴!!! 좋지!!! 얼마만의 배드민턴이냐~~!!! 이번주 토요일엔 딸 L의 생일파티가 L의 엄마 집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그 쪽에서 키우던 큰 강아지 두 마리가 이곳으로 올 예정이었다. 따라서 토요일엔 멍멍이들과 함께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면 되겠고! 일요일엔 대만친구들을 만나 배드민턴을 치면!! 어학원 숙제와 독일어 공부는 도저히 끼어들 수 없는 멋진 주말이 되겠군!!!! 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 저녁은 양파케이크입니다!!!!!!!!!!!!! 아저씨는 자기도 처음 만들어본다며 요리책을 열심히 읽으셨다.

 

네! 레몬청 만들기를 끝내며 한국대표 이지영 선수의 퇴장 후! 독일대표 로버트 아저씨의 부엌 입성! 오늘 저녁은 der Zwiebelkuchen!! 양파케이크!!! 잠시만 양파 케이크?? 아무리 독일어라지만 양파와 케이크마저 합성시킨다고??? 로버트 아저씨 말로는, 이름은 케이크이나 사실 달달한 케이크는 아니고, 뭐랄까... 훨씬 더 저녁식사에 가깝고 짭쪼름하며! 여튼 그렇다고 한다. 카페에서 파는 그런 케이크는 아니라고 하셨다. 뭐 어쨌든 이곳에 온 뒤로 맛없는건 하나도 없었으니, 이번에는 또 어떤 독일음식을 먹게될지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옆에서 열심히 보조를 했다. 

 

밀가루 가운데에 효모 두봉지와 우유 3~4스푼을 넣고 가운데 부분만 살짝 휘저어 준 뒤 천으로 덮어 상온에 잠시 보관한다. 몇 분인진 까먹었다 ^^ 그동안엔 열심히 양파를 까서 잘게 자른다. 나는 까는거 담당, 자르는건 아저씨 담당. 우리가 눈물 줄줄 흘리며 고통받던 중, A도 눈이 맵다며 테라스로 나가 공부를 했다. 아침식사를 멋지게 차려준 A !!! 이번엔 내가 멋지게 차려볼게!!!!!

생각해보니 인덕션 위에 있는 환풍기를 틀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켰는데, 오 생각보다 맵기가 많이 사라졌다. 로버트 아저씨도 놀라워하며, 양파를 깔 때 환풍기를 틀 생각은 전혀 못했다며 칭찬해주셨음 후후!

 

 

효모가 어느정도 부풀어 올랐다면, 다시 가져와 버터, 계란 두개를 넣고 열심히 섞은 뒤 패대기치며!!! 꾹꾹 조물조물 마저 반죽한다. 반죽은 독일어로 der Teig !!!!

 

반죽이 끝나면 다시 덮어둔다!!! 15분 기다리는거였나? 까먹음 ^^ 여튼, 케이크가 들어갈 틀 자리엔 마가린을 발라준다.

 

잘게 썰은 양파와 햄을 후라이팬에 넣고 요리조리 볶는다. 우리나라에선 요리에 마늘이 항상 들어간다면 여기선 햄이 그 포지션인것 같다.

 

 

둥그렇게 부풀어오른 반죽!!! 준비해놓은 틀에 쫙쫙 펴주며 테두리까지 야무지게 만들어준다. 요리책 읽는것을 포함해, 로버트 아저씨는 평소에도 요리를 즐겨 하신다. 어떻게 배운건지 물어보니 "엄마가 알려주셨지. 나랑 다른 남자형제들이 13살? 14살 이었을때 우리도 요리를 할 줄 알아야된다며, 이것저것 알려주셨어." 하셨다. 이것이 바로 조기교육의 힘이구나. 현명한 어머니!!!!!

 

 

소스를 만든다. 약간의 신 맛이 나는 크림과(이름부터 신맛 크림) 소금, 다른 향신료를 더해(이름까먹음) 얼추 간을 한 뒤 후라이팬에 투척! 이후엔 만들어놓은 빵 틀에 후두둑 부어준다.

 

 

처음에 200도로 설정해놓고 다같이 기다리던 중, 15분정도 뒤 로버트 아저씨가 확인차 오븐앞으로 가시더니 '으악!!!' 하셨다. 200도가 조금 강했다고 한다. 다음엔 160도로 20분을 하면 딱 맞을거라고 하셨다.

 

짜잔!! 포동포동한 양파케이크 완성이욤!!! 왠지 두꺼워진 피자느낌!!! 맛도 피자맛과 비슷했다!!!

 

조금 쉽게 무너지는 양파들을 보며, 다음번엔 계란을 4개정도 넣어야겠다고 하셨다. 그러면 좀 더 단단해질 거라고. (그리고 또 뭘 말하셨는데, 까먹음..!) 여튼 오늘의 음료는! 스파클링 화이트와인!!! 달달하니 진짜 음료수같다. 정말정말 맛있어서 찍어뒀다. 한국어로는 [페더 바이써]로 읽힌다. 나중에 한국에 사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저녁식사도 황홀했다. 어젠 슈니첼이었고, 오늘은 양파케이크라니!!!! 그리고 직접 만들어 먹는다니!!! 이곳에 온 뒤로 요리가 재밌어졌다. 물론 내가 주도해서 하는건 아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옆에서 깨작깨작 끼어들뿐이지만, 재밌다. 재밌다! 다같이 즐겁게 만드니 당연히 맛있고, 만약 맛이 조금 못미친다면 뭐 또 다음에 만들면 되니까! 그리고 어떻게 더 잘 만들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누는것도 식사의 한 부분이 되니, 이 또한 즐겁다. 같이 지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 함께 할 누군가가 있고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건 정말 큰 기쁨이라는걸 이곳에서 느끼며 배우고있다.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지내든 이 감각은 절대 잊지 말아야지. 독일에서 지내며 새롭게 느끼는 감각들이 생기곤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 경우다. 함께하는 기쁨. 자유로움은 혼자이기에 느낄 수 있는 특권이지만, 오늘의 기쁨은 혼자가 아닐 때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

 

한국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들, 직장이나 가정 또는 여러 대인관계에서 기인한 것들로 나는 어느순간부턴가 '역시 혼자가 최고야' 하며 내가 아닌 타인과 함께하는것에 조금씩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혼자 운동하고, 혼자 밥먹고, 혼자 쇼핑하고.. 물론 난 운동으로 달리기를하니 혼자 뛸 수 밖에 없고(저번에 한 명은 뛰고 한 명은 뒤에서 자전거를 타는걸 봤다. 둘이 운동한다면 그것도 재밌을것 같다!!) , 쇼핑도 이것저것 입어봐야되니 혼자하는게 편하긴한데, 그 외의 것들은 역시 타인과 함께하는게 더 즐겁다는 생각으로 점점 바뀌고있는 요즘이다. 서로 역할을 나눠 요리를 만들고, 다같이 먹고 다같이 치우고. 다양하게 열리는 행사에 부담없이 참여하고, 휴일엔 집에서 느긋하게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대화나누고. 적고나니 정말 기본적인 것들인데 왜 한국에선 그토록 어려웠을까. 그동안엔 나와 상관없는 일로 생각했다보니, 누군가와 만나 가정을 꾸리는건 더더욱 가당치 않았다. 그냥 뭐.. 그런 아기자기한 일상은 다음생에서나 해볼 수 있겠지~했는데, 이 곳 독일에서 그 꿈(?)이 이뤄졌다. 매일매일 이뤄지고있다. 문득, 한국을 포함한 기타 선진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요소' 설문조사에 대부분의 나라는 1위로 가족을 택했는데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1위로 꼽았다는게 떠올랐다. 이 곳 독일은 분명 잘사는 나라가 맞다. 선진국이다. 그런데 대한민국도 물질적 풍요의 대열에 이미 함께하고 있지 않나..?  그런데도 왜 한국은 여전히 돈을 1순위로 생각하는걸까. 돈이라는 화폐는 지구가 멸망하기전까지 뭐 어떤 형태로든 계속 있겠지만, 친구들과 가족은 100년도 채 안되어 사라지는데. 나도 그렇고. 이외에도 왜 우리는 아직도 직장이나 직업, 학교의 네임밸류를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강력히 삼고있으며 왜 그것을 부러워하고, 쓸모있고와 없음의 기준을 비단 기계나 물건뿐만이 아닌 사람에게마저 적용하고 있을까. 또한 무용하고 아름답고 시간이 오래걸리는건 사치로 치부해버린다. 가성비를 따지는 사회. 그러나 정작 돈을 써야 할 땐 쓰지 않고, 그저 돈에서 돈으로 이어지는것만을 원하는 돈 중독 사회. 적고나니 독일은 어떤 사회 문제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일단 1순위는 난민문제겠다. 그리고 그 다음은 무엇일까.

 

워홀의 목적중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기였다. 국내에 있을땐 너무나도 당연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못 느꼈을 일상의 어그러진 점들을 외국에 나온다면 새롭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 그리고 이 목적 또한 달성해가는 중. 한국에서 보냈던 나의 일상에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나는 왜 그렇게 지냈지? 왜 그래야만 했을까? 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