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요일엔 열두시부터 대만친구들(나와같은 아이유 팬인 딸 E와, 엄마이자 나의 어학원 친구인 C)과 함께할 예정이었고, 그보다 좀 더 오전인 아홉시쯤엔 한솔이와 통화를 할 예정이었기에 아침 일곱시 반 쯤부터 부지런하게 일어나 빠르게 씻고 아침을 먹었다. 내가 아침을 먹는동안 옆 쇼파에서 로버트 아저씨는 리트리버 둘을 열심히 빗질하고 계셨는데, 세상에나 털이 엄청나게 빠지는것을 보고 '개를 키운다는건 엄청난 일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건 얘네가 목욕을 안좋아하기에 따로 목욕은 안시킨다고 하는 것이었다. 우와악..!! 한국에선 상상도 못 할 일 아닌가..!? 어쩐지 내..냄새가..조금 많이 나긴했다 ^^...! 하핫...! 그치만 안씻기고도 지금까지 잘 지내온듯 하니, 각 나라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방법도 참 다르구나 싶었다. 또한 독일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선 강아지와 함께 훈련학교같은곳을 다녀야 하며, 또한 강아지를 키우는것에 대한 세금도 내야된다고 한다. 일년에 90유로정도 된다고 하니, 한화로치면 대략 15만원 조금 안 되는 금액이다. 그리고 강아지 보험도 당연히 있는데, 조금 웃긴점은 산책하다가 서로 다른 강아지 둘이 교미(!!)를 하게될 경우 먼저 시도한 강아지의 보험사측에서 그 비용을 내야 된다고 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러모로 빈틈없는 보험인것 같았닼ㅋㅋㅋㅋㅋㅋㅋ
+ (동물에게) 빗질을 하다, 솔질하다 = bürsten
+ (사람이) 빗질하다 kämmen (자기자신이 빗질하는거면 sich 추가)
동물에게 사용하는 '빗질하다'의 단어는 사람에게 쓰는것과 다르다며 알려주셨음!
강아지 이야기를하며 아침을 먹다보니 어느덧 한솔이와 통화할 시간이 되었고, 마침 걸려온 한솔이의 전화에 아저씨에겐 "오!! 친구한테 전화!!!"하며 빠르게 알린 뒤 내 방으로 올라갔닼ㅋㅋㅋㅋㅋ(나중에 내려와보니 내가 놓고 간 빈그릇은 아저씨가 치워주셨다. 하하하하하 이 집에서 저는 막내딸같은 첫째딸 포지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가운 한솔이와의 통화가 끝난 뒤, 열두시까진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간만에 청소기도 돌리고 빨래도 접으며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을 보냈다. 이후 시간의 거의 다 되어가, 얼추 준비를 한 뒤 부엌으로 내려갔는데 마침 로버트 아저씨가 부엌에서 과일샐러드를 만들고 계셨다. 나는 옆에서 알짱거리며 오늘 내 일정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따 열두시부턴 대만친구들을 만날 예정이며, 친구인 딸 E와 아이유 이야기를하며 집에서 요리하고 게임하며 놀것이라고. 그리고 아저씨에게도 아이유의 위대함(!!)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젊게 지내셔서 그렇지 사실 나이만 따지고보면 55살이신데...ㅎ... 머나먼 타국의 이름모를 가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생기겠냐마는, 내가 너무 열심히 설명해서그런지 아저씨는 매우 집중해서 들어주셨곸ㅋㅋㅋㅋㅋㅋㅋ지금 일기를 쓰며 다시 생각해보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닼ㅋㅋㅋㅋㅋㅋㅋ하하 ^^ 마침 대만친구 C에게서 집 앞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고, 아저씨에겐 "과일샐러드 꼭 남겨줘여!!!"하며 부탁한 뒤 호다닥 집을 나섰다.
엄마인 대만친구 C의 차를 타고 그들의 집에 도착하니, 딸인 E가 열심히 피자를 만들고 있었다. 처음에 점심으로 피자를 먹자하길래 나는 당연히 배달시키겠거니 싶었는데, 직접 만드는것을 보니 또한 새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여기도 피자가게와 맥도날드가 있지만, 귀찮은게 아니라면 웬만해선 집에서 다 만들어 먹는것 같다. 생각해보니 저번엔 로버트아저씨의 아들 J가 미국식 햄버거를 만들어줬는데 그것도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직접 만들어 먹는것에 대한 즐거움을 또 느끼며, 나도 얼른 손을 씻은 뒤 피자만들기에 같이 합류했다!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은 뒤, 우리 셋은 이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오늘 날씨도 좋으니 근처 어딘가로 산책을 나가자는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마침 내가 예전에 한번 갔었던 공원이 생각났고, 차를 타고 30분정도 달려 도착했다. 여전히 푸릇푸릇했고, 나무들은 조금씩 가을을 준비하며 낙엽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리고 도토리같이 생긴 열매도 호도도독 떨구고있었다. 어제 리트리버들과 산책할때 아저씨가 그 열매의 이름을 알려줬는데, 까먹었다. 도토리는 아니고, 견과류의 일종이다. 다음에 다시 찾아봐야지!! 어쨌든, 곧 있으면 겨울이 찾아올텐데- 오늘 이 날씨가 너무너무 그리워질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독일 겨울의 지독함에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공원을 걸었다.
이후 집으로 돌아오니 17시 30분 정도가 되었고, 다시 배가 출출해진 우리는 저녁식사를 했다. 사실 내가 E와 닌텐도 게임을 하는동안 엄마인 C가 저녁을 차려주었는데, 조금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론 왠지 E처럼 나도 고등학생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어서 즐거웠다. (E는 17살이다!) 나 28살(외국에서 난 30살이 아닌 28살이다^^)안할래... 18살할래...
정말 많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쪼금 민망하기도 하고, 그치만 역시 고마운 감정이 더 크기에 그저 나는 열심히 이 마음을 표현해야겠다 싶다. 아참, 지난 목요일에 만들어둔 레몬청을 오늘 대만친구들에게 선물했다! 부디 입맛에 잘 맞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코스로는 초코 케이크를 먹으며 아이유가 나오는 넷플릭스 보깈ㅋㅋㅋㅋㅋㅋㅋ생각해보니 이정도면 유애나로선 성공한 해외살이 아닐까 싶다. 독일어에 집중하겠다며 출국 전 넷플릭스 구독을 정지했는데, 결국 이렇게 다시 접하는구나 하하하하하~~ 그리고 한가지 더 재밌었던건, C와 E는 한국드라마의 열렬한 팬으로 나에게 '갯마을 차차차', '슬기로운 의사생활', '엄마친구아들', '경성 크리처' 그리고 또 뭐더라... 배드민턴 내용도 있었고 또... 아! 이태원 클라쓰 등등 한국에서도 인기였던(혹은 현재도 인기있는) 드라마들을 말했으나 나는 그 중 아무것도 본것이 없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오로지 아이유가나왔던 호텔 델루나, 또는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 정도...! 나머지는 하하... 저도 여러분처럼 외국드라마에 빠져있었답니다 ^-^!!!! 그리고 거기엔 대만영화도 있어요~~!!!! 어쨌든, 그들이 한국드라마를 하나씩 말할때마다 나는 "제목만 들어봤엉ㅎ" 만 연신 답하니 점점 C의 표정이 진지해지며 "한국의 병원에서.. 일할때.. 많이 바빴니..?"하몈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심각하고 걱정된다는듯이 물어왔곸ㅋㅋㅋㅋㅋㅋ나는 혼자 웃으며 "아냐, 아니 음 사실 맞아 그렇긴 했는데, 그냥 내가 다른 드라마를 더 재밌게 본거야~~!" 하며 대답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 보면 병원일은 내가 다 한 줄 알겠군 헤헤...
이후 저녁 8시가 넘어가, 얼른 정리를 한 뒤 일어났고 다시 한번 그들의 차를 타며 즐겁게 집으로 도착했다. 어학원에서 만나는 아시아 친구들과의 교류가 너무너무 재밌다. 풀하임의 수업에선 여기 대만친구들을 만났고, 쾰른의 A2 수업에선 일본인 친구 A와 친해지고있다. 아...이것도 할 말이 진짜 많은데...! A2 카테고리만 만들어놓고 3주가 넘게 방치하고있네. 마침 돌아오는 주 월요일과 화요일의 오후수업이 사라졌기에(선생님이 심한 감기에 걸리셨다ㅠ) 천천히 A2 카테고리를 채워야겠다. 내일부턴 다시 월요일! 로버트아저씨와 함께 나의 서류 담당자에게 연락을 할 예정이며, 그 답변에 따라 내 기분상태는 또 오락가락하겠찌...ㅎ...최악의 경우라고 하면 다시 번역을 맡겨야되는건데, 제발 너무 비싸지 않았으면 좋겠다...ㅠㅠ... 부디 너무 큰 어려움없이 무사히 서류가 통과되길ㅠ_ㅠ. 얼른 독일의 병원에서 일하고싶단말이얏!!! 병원밖에서 지낸게 지금 5개월(엥 1년도 안됐구낰ㅋㅋㅋ)을 넘어가고 있어, 슬슬 병원이 그리워지고있다. 내가 조금 미친걸까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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