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쾰른_Köln

9월 25일 수요일 일상 / 독일 남부스타일의 간식을 먹고 축구를 다녀왔따!

지영(JiYeong) 2024. 9. 26. 06:41

어제 어학원 수업이 끝난 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대만 친구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는 그냥.. 학원 앞 나무 아래에 묶어놓았다. 이런식으로 비맞으면 나중엔 녹슬것같은데 ㅠㅠ.. 뭐 어쩌겠어.. 달리 방법이 없었고! 더군다나 어두운 밤 아홉시였기에.. 정말 고마운 대만친구 C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다만 집에 도착하니 불이 완전히 꺼져있었기에 '엥 왜 아무도 없는것 같지?!' 싶었는데 정말 아무도 없었다. 혹시 나 빼고 파티 즐기러 간거 아냐!!?? 싶었으나, 알고보니 로버트 아저씨는 직원들과 만찬을 즐기고 오느라 늦는것이었으며 세입자 친구 A는 요즘 오후근무여서 거의 열한시가 다 되어야 퇴근을 했기 때문!(생각해보니 아침에 나에게 말을 해줬는데, 내가 못알아들었다 ^^...) 여튼 이 넓은 공간에 잠깐 혼자있으니, '자취하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적막하면서도 왠지 자유롭고..그치만 외롭고.. 여기서 일을 하게 된다면, 자취말고 기숙사로 가야지 ㅠ_ㅠ 아직은 외로워서 자취는 못 할것 같다ㅠ__ㅠ  생각해보니 자취하면 돈도 엄청나게 많이 들테니,, 기숙사가 가장 베스트군!!!!
 
여튼, 어제 저녁에 이런 일들이 있었기에! 나는 어제 그곳에 두고 온 자전거를 되찾으러, 오늘 아점을 든든하게 먹고! 점심쯤 어학원으로 다시 향했다. 사실 오늘도 비는 계속 내렸다... 흑흑.... 그래서 결국 돌아오는길 내내 비를 맞으며 왔다. 
비를 피하려 어제 친구의 차를 타고 왔으나~ 오늘 결국 이렇게 비를 맞아, 뭐 말짱 도루묵이 되었지만.. 재밌었던 건, 자전거를 타고 비를 맞으며 돌아오는길에 여러 사람들을 보았단 것. 비가오는데도 끄떡않고 헤드폰을 끼고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타며 운동하는사람, 그냥 장보러 가는 사람, 우의를 입고 자전거 타는 사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 애기가 탄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까지..!!! 정말 다양했다. 한국이었다면 '으으 이 날씨에 궁상맞게 이게 뭐하는거람ㅠㅠ' 하며 좀 울적했을텐데 이 곳엔 나처럼 비를 맞는 동지들이(심지어 자발적으로...!) 많았기에, 돌아오는 길이 전혀 외롭지 않았닼ㅋㅋㅋㅋ
 
+독일어로 말짱 도루묵은 : alles umsonst! 모든것이 헛수고! ( umsonst 헛되이, 무의미하게, 괜히 )
 
점심엔 이렇게 자전거를 되찾고 샤워를 다시 한 뒤! 어제 어학원에서 피드백 받은 나의 에세이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다섯시가 다되어갔다. 마침 로버트 아저씨가 간단하게 장을 보러 간다기에 나도 얼른 나갈 준비를 했다. 장보는건 늘 즐거워~~~
 

마트에서 사온 빵! 해바라기씨를 곁들인 완전 곡물 빵인데, 무게가 진짜 무겁다. 우리가 알던 빵의 무게가 아니야. 진짜...묵직해...

 
 
아저씨가 사온 빵은 해바라기씨와 그 외에 다른 곡물들이 엄청나게 박혀있는, 그치만 진짜 맛있는!! 전형적인 독일빵이었다. 무게도 우리가 알던 빵의 무게가 아닌, 진짜진짜 묵직해서 '이걸로 맞으면 아프겠다..' 싶을 정도. 이름은 해바라기 씨 통밀 빵'으로, 독일어로하면 ~~ 기대하시라 ~~~ 'Sonnenblumenkernvollkornbrot' 이다. 한국 발음으로는~~~ 기대하시라~~~ '존낸블루멘케언뽈콘브롯' ... 적고나니 이상해... Sonnenblueme 해바라기 / Kern 씨앗 / Vollkorn 통밀 / Brot 빵이 합쳐진 단어. 독일어엔 이처럼 합성어가 많닼ㅋㅋㅋㅋㅋ재밌구만 ㅎㅅㅎ~~! 여튼, 아저씨가 자신이 어릴적(아저씨의 고향은 독일 남부다) 먹던, 독일 남부의 전형적인 '간식'이었다며 무엇과 곁들여 먹는지를 알려주셨다. 빵을 잘라, 그 위에 버터를 바르고 사진속의 고기소세지..? 와 함께 먹으면(또한 치즈도 곁들이면 좋다!) 바로 die Vesper. 점심식사 후 저녁식사 전, 그 출출할때 먹는 '오후의 간식'이라는 뜻이다. Nachmittagsmahlzeit. 오후의 간식. 생각해보니 저 고기소세지 이름이 뭐더라.. 내일 아침에 다시 봐야겠다. 짭짤하니 딱 맥주안주로 좋을것 같았다. 
 
또한 옛날엔 점심식사를 warmes Essen(따뜻한 음식), 저녁식사를 kaltes Essen(차가운 음식)으로 칭했다고 한다. 점심땐 주로 끓여서 만든 식사를 했기에 음식들이 따뜻했고 저녁엔 빵과 치즈, 소세지를 곁들여 먹었기에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그리 따뜻한게 없어 그렇게 붙여진 것. 사실 독일에 오기 전,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독일인에게 직접! 듣게되니 또 새로웠다. 문득, 왜 독일에선 빵이 이렇게 유명해졌을까싶어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ㅇㅅㅇ..? 몰라!" 하며 어깨를 으쓱하셨다. 하긴 이건 동서양의 문화차이겠다. 아시아는 쌀을 주로 먹듯이!
 
빵을 먹다보니 어느덧 배가 불렀다. 별로 안 먹은것 같았는데, 통밀의 위력인건가싶었다. 안그래도 아저씨가 빵을 자르며 또 얘기해준게, '일반 토스트빵은 금방 배고파지는데, 이건 통밀이기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배가 빨리 고파지지 않지!' 하셨다. 덕분에 든든하게 축구를 하고 올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축구하면서 뛰는동안에도 뱃 속의 음식물로인해 더부룩하다거나 뭔가 꼬이는 느낌이 없었다. 그리고 일기를 쓰는 지금까지도 배가 안 고픔. 오호. 앞으로는 축구하는날 저녁식사로 통밀빵을 먹어야지!)
 

부끄러우니까 작게 ㅎ..

 
비맞으며 공 차는거 진짜 오랜만인데, 심지어 살짝 내리는 가랑비가 아닌 좀 더 세찬 비였다!!!!! 알고보니 이곳은 비가 와도 그냥 축구를 한다는 사실!!!! 축구장에 도착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웅 그냥 뛰는뎅?'하며 이야기해줬다. 그들은 오히려 놀래는 우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진짜 미치도록 내리는 폭우가 아닌이상, 어지간한 날씨로는 훈련과 경기를 멈추지 않는듯 했다. 마침 운동장에선 다른 여자축구 두 팀이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단해...!!!! 강인한 사람들이야 진짜..!!! 한국에선 부상입을까봐 조심조심하며, 날씨도 신경써가며 뛰었는데 여긴 그런거 없닼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밀치고 구르며 뛰는거임. 대만친구 C의 딸 E와 함께 비오는날 기념샷을 찍고(E도 이렇게 비오는 날 뛰는건 처음인듯, 무척 즐거워했다 ㅎ)
C의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흐흐흐 아까 출발하기 전까지만해도 조금 귀찮았는데, 막상 이렇게 뛰고나니 너무너무 즐거웠다! 아참, 오늘도 역시나 나는 코치님이 설명해주는 훈련들을 이해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졌다 ㅎ.. 그러나 다들 나에게 열심히 설명해주고, 매번 "이해했니?" 하며 물어봐줘서 함께 할 수 있었다 ㅠㅠ 너무너무 고마운 친구덜,,, (그들은 나를 친구라고 생각 안하겠지만 나는 친구라고 생각할랩!) 그리고 이렇게 나와 한 팀이 된 친구들에겐 나의 나이를 공개하곤하는데, 그 전에 한번 추측해보라고 하면 다들 '음... 21살?' 하며 20대 초반으로 봐준다는 사실!!! 하하하하하하!!!! 서른에 가까운 나이라곤 생각못하겠찌 물론 흑...ㅎ... 다들 10대이고, 20대 초반이니...흑흑.... 그러니, 체력을 더 열심히 키워 최소한 민폐가 되진 않도록 해야겠다. 좋았어 나도 비가오나 눈이오나 헤드셋을 끼고 조깅하는 사람이 되어 열심히 체력을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