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난번, 고장나버려서 새로 핸드폰을 산 뒤 한국eSIM 되찾기 시도에 대해 마저 이야기를 하자면!
외국인 이곳에서 한국의 유심을 개통시킬 방법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한가지 웃겼던건, 구글에 나의 상황을 검색하자 블로그 글 하나가 떴는데, 바로 '해외취업보다 어려운 해외 유심 개통' 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았던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블로그 주인은 결국 한국에 가서 개통을 했다고 한다. 나도 그래야겠지 뭐 흑... 어쨌든 당장엔, 정말 다행스럽게도 인터넷뱅킹이 잘 되고 있기에 금전적으로 문제가 될 건 없다. (...핸드폰 비용이 제일 문제였지..)
어쨌든, 슬픔은 이제 그만 뒤로 하고!! 평화로운 주말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오늘 아침엔 여느때처럼 느릿느릿하게 일어나, 샌드위치와 과일로 아점을 먹으며 부엌 식탁에 앉아있었다. 그 때 로버트 아저씨가 지나가며, 오늘 자신은 선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쩐지 거실 한 쪽에 낡아보이는 나무토막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것이 재료였구나!!! "어렵진 않나요!?!"하며 내가 놀래서 묻자 "아니~? 두시간이면 돼~! 여기 거실에 있는 나무 선반들 다 내가 만든거야! 현관문 옆 화장실에 있는 나무 선반도 그렇고!" 하며 유쾌하게 대답하셨다. 안그래도 이 곳 인테리어의 주 핵심은 나무로 보일만큼 곳곳에 목재로 된 가구들과 물건들이 보였는데, 세상에나 그 중 대다수는 아저씨가 손수 만든것이었다닠ㅋㅋㅋㅋㅋ내가 놀라서 어버버하니, 아저씨는 즐거워하시며 "그리고 여기 부엌이랑 저기 거실사이에도 원래는 벽이 있었는데, 내가 부시고 튼 거야. 그리고 여기 세 개의 아치형 벽 중에서 하나는 내가 만든거야! 원래 있었던 아치형 벽 두개를 보고서 내가 따라 만들었지~ " 하며 이 집의 변천사를 알려주셨다. 와우... 집 안 곳곳 아저씨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구나. 문득, 이 곳의 다른 사람들도 직접 손수 집을 수리하고 꾸미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뭐.. 돈이 많으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거고! 근데 난 돈이 없으니 손수 만든거지 뭐~! 그치만 그게 더 나은게, 만들고 나면 되게 뿌듯하잖아!" 하며 역시나 유쾌하게 대답해주시는 집주인 아저씨! 박수 짝짝짝! 여튼 오늘은 지하실 업무공간(아저씨는 재택근무를 하신다. 아저씨 방은 지하이며, 따라서 업무보는 공간도 지하에 있다)에 새로 놓을 선반을 만든다고 하셨으니, 그 과정을 한번 남겨보고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일기에 올리겠다며 사진을 찍자, 기뻐하셨다 히히~~)
계획한 선반 하나를 뚝딱 만드시더니, 남은 목재로는 신발장위의 선반을 만들어야겠다며 또다시 뚝딱! 만드셨다. 그러더니 하시는 말이, "자 봐봐! 지금 보면 그냥 플라스틱 신발장이지만, 나무선반을 이 위에 놓으면?! 조금 더 분위기있어보이지~" 하셨다. 기존엔 그냥 흰색 플라스틱 신발장이었는데, 확실히 위에 나무가 올라가니 좀 더 고급져보였다. 그리고 심지어 이 집의 보라색 포인트 조명도 아저씨가 직접 전기를 연결하셨으몈ㅋㅋㅋㅋㅋㅋㅋ계단의 조명도 원래는 스위치가 1층에만 있었는데 그게 너무 불편하여 2층에도 연결해 만드신 것. 아니 이정도면 직업 바꾸셔도 될 것 같은데..!!?
+아저씨가 이것저것 말하시면 나는 처음듣는 단어를 바로 핸드폰에 저장해놓는데, 그 중 오늘 배운 단어는 'edel 고급진' 이라는 형용사와 'das Brett' 이라는 마루 판자. 우리나라의 '그 판떼기좀 줘봐~'할 때의 판떼기 느낌의 단어인것 같다. 왜냐하면, 저녁을 먹을 때 피자를 올려놨던 나무판자도 Brett이라고 불렀기 때문! 내가 기존에 외웠던 das Regal 이라는, 역시 선반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 단어는 그럼 뭐냐고 물으니 '그건 여러층으로 쌓여있을 때!' 하며 알려주셨다. 한국에서 외웠던 단어들이 독일에 오니 완전히 다른 단어들로 쓰이고있음을 깨닫고있는 요즘이다.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오히려 좋아!!! 이게 바로 레알 독일어 공부~~~
아저씨가 목수로 변해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문득 나에게도 해야될 일이 있음을 생각해냈다. 바로바로!!! 어학원 숙제~~^^~~~!! 일요일인 내일은 본으로 피아노 연주를 보러 갈 예정이기에, 오늘 절반을 해놔야겠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 그리고 오후 한시엔 대만 친구들(엄마와 딸! 그리고 그 딸은 17살로, 나와 같은 아이유 팬!)을 만나 축구화를 사러 갈 예정이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다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번엔 풋살이 아니라 축구입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여자 축구클럽으로, 금요일이었던 바로 어제! 대만친구(엄마의 이름은 C, 딸의 이름은 E라고 하겠음!)의 딸인 E와 함께 우리집 근처의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축구교실에 한번 참여했었다. 당연히 모든 수업은 독일어로 진행되었고 원어민들의 엄청난 회화 속도에 나도 E도 조금 주눅들었지만, 코치뿐만이 아닌 선수들 모두가 우리를 배려해주며 중간중간 추가로 설명해줬기에 차차 적응하며 그들과 함께 뛸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이 달리는 속도나 체력, 킥 파워는 내가 그동안 봐왔던 여자풋살과는 너무나도 달랐기에.... 그건...그저 계속 놀랄뿐이었다...
또한 한국에서 풋살을 배울 땐, 초보자의 기준에 맞춘 훈련속도와 친절한 용어 설명 그리고 다같이 어설픈 공차기 실력이 주를 이뤘기에 부담이 없어, 웃으면서 공을 차고 다녔는데 세상에나 여기는.... 코치의 말하기 속도부터 압도적이었으며, 뭐라는건지 하나도 모르겠는 몸풀기 용어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공을 주더니 이곳저곳 볼 터치해라, 뒤로 튕겨라 등등... 신규가 들어왔지만 딱히 개의치않고(?) 기존 속도와 난이도대로 몸풀기를 이어가는것 같았기에, 나와 E는 다른 선수들을 보며 허겁지겁 따라하기 바빴닼ㅋㅋㅋㅋㅋ 그와중에 위로가 되는것은, 나와 비슷하게 다른 선수중에서도 '헤엑?? 뭐래?' 하며 얼굴을 찡그리는 선수가 있었단 것ㅋㅋㅋㅋㅋ물론 같은 독일인이니 코치의 말 자체는 이해했겠지만, 연습훈련의 설명이 나에게만 어려웠던건 아니었던듯했다 히히
+ 알고보니 이곳의 여자축구팀은 1부리그에 속하진 않으나 유명한 팀과도 여러번 경기를 뛴.. 실력 좋은 선수들이었다!!!!아악!!!! 어쩐지 겁나 잘했어 다들!!! 그리고 다들 17살, 18살이었다. 그나마 제일 나이가 많았던 선수(우리에게 이것저것 알려주었다!)는 22살. 세상에....한국에서 풋살배울땐 그래도 어린쪽에 속했는데..여기선 제일 늙은이잖아...
+ E는 여기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야구를 좋아하고 실제로도 야구동아리에도 가입되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선수가 한국선수라며 반갑게 알려주었는데 너무 미안하게도 내가...내가 야구를 몰라...!!!!!! 아이유밖에 몰라 미안해ㅠㅠ!!!!!! 여튼 나는 야구를 잘 몰라 선수들도 모른다며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헤헤..
E와 나는 우선 평상시 신던 운동화를 신고 뛰며 공을 찼기에, 조금 불편함을 느꼈었다. 우리 둘 다, 일단 한번 축구교실에 참여해보고 그러고 결정하자! 하는 의견이었기에 일단은 일반 운동화를 신고왔던 것. 그치만 막상 뛰어보니 재미있고 계속 하고싶어, 당장 풋살화를 사야겠다는 생각에 E에게 "E, 우리 내일(토요일) 축구화 사러 가자!!!"했고 그렇게 오늘, E와 엄마인 C를 풀하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엔 풀하임에있는 작은 스포츠매장에 갔으나 종류도 너무 적고 한정적이라 C의 차를 타고 훨씬 더 큰 매장인 데카트론으로 가게 된 것. 데카트론..!! 어디선가 들어봤던듯 한데, 기억이 잘 안났다. 그래서 나중에 구글로 검색하니, 한국에도 매장이 꽤 많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치 한국엔 전혀 없다는듯이 '우와!!우와!!'하면서 매장의 규모에 놀랬는뎈ㅋㅋㅋㅋㅋㅋ 한국에도 있었군 히히! 여튼 데카트론에서 저렴한 축구화를 산 뒤 다시 풀하임으로 돌아왔고, C와 E는 나를 자신들의 집에 초대하여 잠시 티타임도 가졌었다!!! 아참, 데카트론 가기 전에 맥도날드에 들려 햄버거도 먹었음! 무려 비건 햄버거! 독일에서 처음 와보는 맥도날드였닼ㅋㅋㅋㅋㅋ대만친구들인 C와 E덕분에 요즘 나의 이동반경은 날로 늘어가고있다. 다음번엔 네덜란드로(차로 1시간이면 간다고 함. 짱이다...) 아울렛 구경을 가자하기에 "콜!!!짱이야!!!"하면서 따봉을 날렸다.
E와 C의 집에 초대되어 간식을 먹으며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가(물론 서로의 짧은 독일어와 + 챗GPT를 합하여ㅎ) 나에게 검은 차를 보여주며 보리차라고 알려주었다. 대만도 역시 따뜻한물을 주로 마시는데, 찬 물은 배탈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 내 앞에 있는건 찬 물!! "그러면 이 찬물은 손님용인가요?"하고 내가 묻자, 그들은 웃으며 "아닠ㅋㅋㅋㅋ사실 우리도 찬물 마셬ㅋㅋㅋㅋ"하면서 대답해주었닼ㅋㅋㅋㅋ 그러고 딸 E가 나에게 "한국은 추워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며..!?" 하여 내가 너무 놀라 "아니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하면섴ㅋㅋㅋㅋㅋ한국에서 그 유명한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한국인 사진' 짤을 구글에서 찾아 보여주며 다같이 웃었닼ㅋㅋㅋㅋㅋㅋ 이외에도 엄마 C의 직장동료중엔 인피니티를 좋아하는 동료가 있어, 한국으로 인피니티 공연을 다녀오면서 한국 과자를 사왔다고 하며 나에게 과자를 보여주었닼ㅋㅋㅋㅋ이름을 까먹었는데, 여튼 한국과자가 왜 여기있나 싶었닼ㅋㅋㅋㅋ K-POP의 위력을 또 한번 이렇게 실감하며 K-POP에게 다시 신세를 졌다. ㅎㅎ 돌아오는길엔 가방 두둑히 대만의 과자, 젤리를 받아 열심히 자전거를 굴리며 왔다. 어제 축구를 하러 가는길에 C와 E의 차를 타고 함께 갈 때도, 엄청난 양의 과자와 곤약젤리들을 나에게 선물해줬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로버트 아저씨에게 보여주며 말하자 엄청 신나하셨는뎈ㅋㅋㅋㅋㅋ 오늘도 이렇게 한가득 받고 돌아오니 역시나 웃으시며 "혹시 그 친구들.. 식당하니?ㅋㅋㅋㅋㅋ아니면 매점한다닠ㅋㅋㅋㅋ"하며 말하셨닼ㅋㅋㅋ 젤리가 정말 많아지는 바람에, 옆 집 식구들에게도 몇 개 나누어주며 먹는 방법을 설명했다. 알고보니 여긴 곤약젤리같은게 익숙치 않았던 것!!! 처음에 로버트 아저씨도 곤약젤리를 받더니 어떻게 먹는거냐며, 숟가락을 가져오셨는데 내가 한입에 쏙 넣어먹는 모습을 보자 "아하!!!"하며 곧 한입에 쏙 드셨다.
한국에 있을땐 사실 음식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곤했는데, 이 곳에선 이런 작은 간식거리로도 서로가 연결되고 이어지는게 보이니 신기할 따름이다. 곤약젤리 하나로 한국, 대만, 독일이 친구가 된 느낌!! 흐흐흐 재미있는 하루였다.
아참, 오늘 저녁식사는 프랑스식 피자인 타르트 플랑베! 독일어로는 Flammkuchen.[플람 쿠흔]이라고 읽힌다. 로버트 아저씨가 마트에서 Flammkuchen의 시트를 사다놨기에, 이 위에 원하는 재료를 작게 썰어올려 오븐에 4분정도만 구우면 정말 간단한 식사가 완성된다. 대만 젤리에 프랑스 피자라니~~~~!! 오늘은 세계여행을 한 셈이다!!
첫 판을 먹을땐 딸 L도 함께 먹었으며, 이후 L은 친구집에 놀러가 자겠다며 나갔다. 아저씨랑 나는 배가 아직 안 차 두번째 Flammkuchen을 만들어 먹었다. 이 때 내가 한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바롴ㅋㅋㅋㅋㅋ하와이안 피자처럼 파인애플을 올리는 것!!! "로버트, 혹시 파인애플을 올리면 어때옄ㅋㅋㅋㅋㅋㅋ"하며 묻자 "오? 오호~ 그것 또한 재밌겠군!" 하며 바로 냉장고에서 잘라놓은 파인애플을 꺼내, 더 작게 자른 뒤 시트 위에 올렸다. 그러나 아저씨는 파인애플 피자를 싫어한단걸 내가 알고 있으닠ㅋㅋㅋㅋㅋ잠시 당황하신거 들켰어요 ^^~~!!!!
어쨌든 아저씨는 피자위에 파인애플을 야무지게 올리셨는데, 그 중 한 구역엔 "여긴 내가 먹을거^^"하시더니 마치 반드시 지켜야될 부분인것처럼 한 곳엔 파인애플을 올리지 않으셨닼ㅋㅋㅋㅋㅋ 이후 파인애플이 첨가된 피자를 같이 먹다가, 아저씨는 '후.. 도저히 파인애플은 아니야..'하면서 나에게 파인애플을 넘기셨닼ㅋㅋㅋㅋ 그러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 하나를 보여주셨는데, 이탈리아의 한 피자집 메뉴판이었다. 다른 피자는 가격이 다 합리적인데 파인애플 피자인 'HAWAII' 하와이 피자만 100유로로 적혀있는 것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빵터져서 한참을 웃었고, 아저씨는 이 사진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을 해주셨닼ㅋㅋ "이게 왜냐면, 피자위에 파인애플을 올려 먹는 하와이안 피자를 시킨다는건 이탈리아 사람들의 심장을 아프게 한다는거야. 그래서 100유로는 받아야 된다는 거야."
한참을 웃다가 아저씨에게 "근데 이 하와이안 피자는 누가 발견했을까요?" 하며 묻자 "글쎄.. 하지만 확실한건 이탈리아사람은 아니야" 하셨다. 식사를 마친 뒤 나는 간만에 너무너무너무배부른 식사를 하여 배가 터질것 같아, 잠깐 산책을 해야겠다싶어 내가 주로 다니는 밭길로 (!!) 향했다. 새로 산 핸드폰의 카메라를 시험해보고자 요즘 열심히 찍고있는데, 별 사진은 처음이다. 이곳은 가로등이 그리 밝지 않고 또한 없는 곳도 많아 별을 보기에 아주 좋다.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기에, 밤하늘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있었다. 그리고 한 쪽에선 붉은 달이 한 쪽 귀퉁이를 먹힌 채 서서히 올라오고있었다. 벌써 달이 하현달로 변할 준비를 하고 있구나. 독일에 도착한지 한 달이 넘어가는 요즘, 나에겐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곰곰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핸드폰 변화는 접어둘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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