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쾰른_Köln

9월 18일 일상 / der Vollmond ; 보름달 그리고 추석

지영(JiYeong) 2024. 9. 19. 06:43

독일에도 둥근 보름달이 떴다. 나는 어제가 보름달인줄 알았는데, 로버트 아저씨말로는 오늘이 보름달이라고 한다. (흠..)

어쨌든, 오늘로 독일에 도착한지 37일째다. 대강 한달은 지난것 같긴 했는데, 벌써 40일을 향해 달려가고있구나!!

사실 체감상... 1년은 지낸 것 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먹고, 보고해서 그런지 마치 속성코스로 독일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것 같다.

 

어떤 순간엔 '아 이건 한국이 더 낫다~' 싶고, 또 다른 순간엔 '오 여기엔 이런것도 있구나. 한국에도 있으면 좋겠다!' 하며 자연스레 한국과 독일에 대해 비교하고 생각해보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다. 이왕 말 나온김에 한번 적어봐야겠다! 본격 추석맞이 독일과 한국의 다른점&비슷한점 찾아보기!

 

1. 다른점 : 독일과 한국은 숫자를 적는 방식이 다르다. 

숫자 1
숫자 7

 

사실 독일유튜버 에밀리 윕실론의 영상에서 미리 봤던터라, 어느정도 알고있었지만 막상 현지에서 숫자 1과 7을 처음 봤을땐 두 개가 서로 헷갈렸다. 쾰른 거리를 처음 돌아다녔을 때, 손글씨로 1유로라고 적혀있는 길거리 음식이 있었는데 마치 7유로처럼 보였기에 '헐 저게 7유로라고!?' 하며 잘못읽곤 혼자 속으로 놀랬던적도 있었다.ㅎ 또한 독일의 내 휴대폰번호가 171로 시작하기에, 서류상에 내 번호를 쓸 때마다 여간 헷갈리는게 아니었따 흑흑...(사실 내 휴대폰 번호를 외우는것부터 어려웠음 ^^..) 

 

2. 비슷한 점 : 한국의 감자전과 백김치가 독일에도 있다!!! 그리고 감자호빵(?) 도!!!!

완전 감자전이쟈냐~~~

 

ㅋㅋㅋㅋㅋ우선 한국의 감자전은 독일에선 der Tätsch[탯취] 또는 der Reibekuchen[라이베쿠흔] 이라고 불린다. 로버트 아저씨 말로는, 탯취는 바이에른쪽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나, 다른 지역에서 사용해도 다 알아듣는다곤 한다. 그러나 쾰른에선 라이베쿠흔이라는 단어를 더 사용한다고..!!! 찾아보니 die Reibe가 강판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reiben은 문지르다라는 동사! 강판에 갈아 만든 케이크라는 의미가 되겠당. 내가 생각하기에 독일어는... 첫번째로는 문법이 큰 장벽이고 다음으로는 생김새가 영어와 비슷한듯~아닌듯~하여 외우기가 조금 약올라서 그렇지, 사실 합성어가 굉장히 많아 한번 뜻을 알아두면 여기저기서 유추해낼 수 있는 단어들이 많다. 그래서 뭔가 효율적인 느낌이랄까... 물론 쉽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 흑흑.. 그치만 저렇게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 한국의 정규 교과과정으로 영어를 12년이나 배웠지만, 독일어가 훨씬 더 재밌다 흥!

 

 

잘게 썬 백김치쟈냐~~~ 오늘 먹었지만 찍는걸 깜빡하여 구글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두번째로 독일의 백김치, das Sauerkraut. [자우어 크라우트]로 발음된다. sauer는 독일어로 신,새콤한 이라는 의미고 das Kraut는 양배추를 의미한다. 따라서 신 양배추!! 하얀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가며 잘게 자르고, 쌀쌀해지는때인 10월이나 11월에 주로 만든다고 한다. 특히나 부모님세대나 나이 든 사람들이 주로 직접 하신다고! 젊은세대는 잘 안한다고! 이거 완전 한국의 김장이랑 똑같잖아~~! 한국에서도 또한 비슷한 배추로 김치를 비슷하게 만든다고 나도 열심히 설명했다. 그 이름은 '김장'이라고도 알려주었다 히히. 여기다가 주로 뭐를 같이 먹냐면, 감자 옹심이처럼 작게 생긴 감자떡(?)과 잘게 다진 돼지고기를 한 그릇에 담고 그 위에 플레인 요거트(!!)를 뿌려준 뒤 섞어서 먹으면 완전 독일 가정식!! 요거트를 섞는게 참신했는데, 로버트 아저씨 말로는 요거트가 아닌 크림이라고 한다. 요거트는 부드럽지만 크림은 좀 더 단단하다고 설명하시는데, 그치만 내가 먹어본결과 꾸덕한 그릭요거트랑 같던걸요..?!!

 

 

완전 감자호빵이좌놔~~~~

 

마지막으로는 der Knödel.[크뇌델] 또는 (der Kloß의 복수형으로) die Klöße[클뢰쎄]라고도 한다! 두 단어 모두 찾아보니 경단이라는 뜻이 나온다. 여기 쾰른지역에선 클뢰쎄라고 더 많이 부르는듯 하다. (아저씨가 클뢰쎄를 강조하셨닼ㅋㅋㅋ) 여튼, 조리전엔 단단한 감자 경단이지만 물에 몇분정도 살살 익혀주면 둥글게 떠오르면서 부드러운 감자 경단이 된다. 저 안엔 빵이 조금 들어있다. 같이 곁들여 먹은 음식으로는 갈색 소스(실제로 이름이 브라운 소스^^...)와 적양배추! 그리고 오리고기! 적양배추도 위의 자우어 크라우트처럼 약간의 신맛이 났다. 그러고보니 로버트 아저씨네 가족은 아주 새콤하고 시큼한 젤리를 좋아하는데, 전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이 신 음식을 좋아하는걸까...!?!?!?

 

3. 다른 점 : 한국과 비교하면, 도로 위의 운전매너가 좋다.

 

여기가 시골마을이라 더 여유가 있기에 그러는 걸까..? 보행자가 우선인건 기본이고, 그 다음으론 자전거가 우선시된다. 길을 건너기 위해 도로위에 서있으면, (나는 천천히 건너도 되는데)저 멀리서부터 차가 이미 속도를 줄이면서 다가오곤 곧 나에게 먼저 건너라며 손짓으로 제스쳐까지 취한다. 자전거를 타며 양보받은 경험으론 저녁 늦게 끝나고 자전거를 타며 룰루랄라 가던 중 나는 곧 우회전을 앞두고 있어 방향을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저~ 멀리 맞은편에 있는 차가 (나와 맞은편 방향이니 그 차는 좌회전을 준비중이었다)움직이질 않고 라이트만 켠 채로 서있었다. 나는 '엥? 왜 안가는겨? 내가 먼저 간다~' 하며 유유히 코너를 돌았는데, 내가 가고나니 그제야 그 차가 움직이고 있었다.(속으로 감동받았음...) 그 차와 나의 거리는 꽤 되었는데도, 저 멀리서 다가오는 나의 자전거를 발견하곤 일찍부터 차를 멈춘상태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뒤에 다른 차도 있었음!)  이외에도 독일의 운전매너는 참 좋은것 같은게, 로버트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를 옆에서 타다보면 자주 보게되는 상황이 바로 '서로 먼저 가라며 손짓으로 제스쳐를 취하고, 이후엔 고맙다고(혹은 미안하다고) 역시 제스쳐 취하는' 모습. 오.... 대도시에선 아직 차를 안타봤기에 대도시에서도 이와 같이 다들 매너있는건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 시골에선 다들 정말 부드럽게 운전을 한다. 독일의 운전면허시험은 정말 어렵기로 유명하다는데 (70%가 떨어진다고...) 그래서인걸까....?!! (참고로 고난이도의 운전면허에 대해 아들 J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았다.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 대해 J와 이야기하다가 내가 문득 '아니근데 그렇게 빨리 달리는데 사고는 안 나?!' 하며 묻자 '별로. 독일에선 운전면허 취득하는게 정말 어렵거든' 하며 대답했기에!) 

 

 

이외에 또 뭐가 있더라... 처음엔 이것저것 많이 떠올랐었는데, 적다보니 점점 까먹었다. 그리고 시간도 벌써 한시간이 훌쩍 지났네...!! 아홉시 반 쯤에 시작하면서 창 밖으로 달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는데, 열한시를 넘긴 지금은 어느덧 훌쩍 높이 떠 있다. 변하는 상황 속에서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하는건 마음에 위안을 준다. 나에겐 운동과 천체가 그렇다. 달리기는 나의 영역표시인 셈이라면, 달과 별자리를 관측하는건- 모든게 낯선 풍경속에서 한 가지 익숙한 무언가를 찾아내 결국 안심하게되는- 그런 의미를 갖는다. 달과 별은, 내가 어디에 있든 항상 볼 수 있었기에 그동안 눈에 익혀왔던 것들이니까. 

 

 

서류접수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 요즘, 답변이 오기까지 3~4개월은 걸리기에 그런건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과연 이 나라가 나를 여행자가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도 받아줄지. 그리고 내가 여기에 발붙이고 오래오래 사는것도 아직은 상상이 잘 안된다. 뭐랄까... 그냥 한달살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히히... 뭔가를 정식으로 행하고 있는게 아닌, 게임의 체험판을 플레이하고있는 느낌..? 그래서 이 시간이 끝나면 '아~ 체험판 끝났네! 정식게임은 돈 드니까 이제 못하겠네!' 하며 컴퓨터를 끄고 다시 현실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 또한 나에게 이 곳 독일, 쾰른, 풀하임은 마치 평행우주와도 같아서, 한국이라는 게임판 위에 갑작스레 독일 게임판을 좌악 펼쳐놓고 그대로 진행하고 있는 느낌. 자꾸 게임에 비유하는게 이상한데, 여튼... 그만큼 뭔가 현실감 없이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엔 퍼뜩 '아 나 지금 한국 아니지'하며 새삼 놀라게 되고. 지금 다니고있는 어학원의 사람들은 독일에서 기본 3년이상, 평균 10년가까이 지내온 사람들인데 그런 그들을 볼 때마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여기에 정착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든다. 그것은 일종의 부러움이자 경외심, 그리고 미래의 나와 내 운명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연 나는 어떻게 될까.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길 바라며~~!! 노을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