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쾰른_Köln

9월 14일 토요일 일상 / 한식 만들고 마트 구경가고 무화과 디저트를 만들었다.

지영(JiYeong) 2024. 9. 16. 01:17

로버트 아저씨의 아들인 J의 생일선물로 작디작은 레고 인형을 선물했는데, 왠지 임팩트가 없는것같아 한국인의 생일상을 제대로 보여주겠노라!! 하는 마음에 오늘 점심엔 미역국을 끓였다 으하하하!! 맨날 아저씨에게 맛있는 독일음식을 대접받다가, 요즘은 나도 한식을 종종 선보이고있는데 음.. 생각보다 잘 안되는것 같아 정말 여러모로 조금 속상했다 ㅎ... 한국에 있을때 연습 좀 해놓을껄... 부랴부랴 만드느라 바빠가지고 사진을 못 찍었는데, 미역국에다가 돼지불고기까지 시도했었다!! 근데 돼지불고기 소스가 넘..너무...매워서..나는 코를 훌쩍이고 로버트 아저씨는 결국 요거트를 가져다놓고 서로 땀을 흘리며 먹었는데 J는 너무나도 태연하게 잘 먹고 있어섴ㅋㅋㅋㅋㅋㅋㅋ"내가 아니라 너가 한국인이야. 너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싶다." 하며 말을 건네자 J는 살짝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J는 코로나를 앓은 뒤부터 매운음식을 이것저것 잘 먹고 있다고 아저씨가 설명해주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미각을 ...잃은것...아닌가요...!?

 

어쨌든, 불타는 점심식사가 지나고 J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떠났고 나는 로버트 아저씨를 따라 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 사실 저번에 나는 한번 장을 봤기에 이번엔 그냥 지갑없이 가볍게 놀러나온셈이다. 마트구경은 나라를 불문하고 그냥 어디든 재미있는것 같다. 오늘 마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건, (저번에도 보긴 했지만) 큰 빵을 자르는 기계가 있다는 것! 그래서 기계에 빵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샥샥샥샥하며 엄청 빠르게 잘라준다. 심지어 두께도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자르고 난 뒤의 빵은 다시 봉투에 담아 나중에 계산대에서 총 계산을 하면 된다. 우리나라엔 햇반이 있듯 여기엔 빵 자르는 기계가 있는건가 싶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잘라버렸다. 옆엔 잘리고 남겨진 다른 사람의 빵..일것이다.

 

 

 

그리고 집에 꿀이 떨어져가고 있기에, 어떤 꿀을 살지 아저씨랑 같이 고민고민을 했다. 사실 내가 고민한건 아니고 아저씨가 고민했지만 ^^! 아저씨는 열심히 어떤 꿀이 좋은건지, 꿀의 색깔마다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 등등을 알려주셨다. 우리나라도 국내산을 좋아하듯, 여긴 EU에 속한 국가들(그 중에서도 이탈리아나 프랑스)이 원산지인 꿀을 더 선호하는것 같았다. 꿀 원산지에 EU가 아닌 국가도 같이 적혀있는건, 우리나라로 치면... 고추가루에 국내산+중국산 섞어놓은걸로 생각하는 느낌!!?

 

 

진짜 엄청나게 많았다. 꿀마다 색이 다른 이유는 꽃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세 병을 골라 집에와서 시식해봤는데, 다 맛이 다르고 당도도 달랐다!

 

 

 

세 병 정도를 사와 집에서 맛보았는데, 그 중 Thymian 이라고 적혀있는 꿀의 향이 엄청나게 좋았다. 마트에서부터 아저씨가 열심히 Thymian을 극찬하였는데, 마트내에선 데이터가 터지질 않아 ㅠㅠ 검색도 못하고 그저 아저씨가 열심히 설명해주는걸 경청하며 마치 스무고개를 하듯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Thymian은 우리나라 말로 '백리향' !!!! 타임으로도 알려져있다고 한다. 타임...타임 차... 들어본것 같았다. 독일어로는 Thymian이구나. 여튼, 이번에도 챗GPT를 활용해 아저씨에게 백리향 이름의 뜻을 알려주었더니 아름답다며 감탄하셨다. 그러면서, 집 마당 한 쪽의 화분에 여러가지 허브들이 심어져있는걸 보여주며 하나하나 설명해주셨다. 

 

 

왼쪽부터 로즈마리,Salbei, Minze, 천리향

 

 

이후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무화과 디저트를 만들었다. 저번에 이웃집 식구들이 놀러왔을 때 아저씨가 한번 만들었는데 이번엔 나도 레시피를 배워보고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선 무화과에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내준다. 그리곤 여기에 치즈를 넣어주고 위에 견과류를 올린 뒤 (너무 달지 않은)꿀 까지 발라준다. 이후 오븐에 160도로 20분정도 구워주면 완성~~!! 

 

 

무화과(die Feige), 꿀(der Honig) 그리고 치즈(der Käse)

 

 

무화과에 넣어줄 치즈! 근데 치즈를 잘못샀다고 하신다. 이미 무화과(Feige)맛인 치즈를 사버린 것.ㅋㅋㅋㅋㅋ그치만 별 상관 없다며 맛있게 냠냠 맛봤음!

 

 

무화과 꼭지를 칼(das Messer)로 잘라낸다음 십자모양(das Kreuz)으로 흠집을 내준다.

 

 

 

요로코롬 십자모양을 내주는거예요~~~

 

 

그리고 그 속으로 치즈를 넣어준다.

 

 

그 후 호두(die Walnuss / 견과류: die Nuss) 를 조금 잘게 잘라주고!

 

 

치즈위에 솔솔솔 놓아주삼~!!

 

 

그리고 그 위에 꿀을 티스푼으로 얹어주면 완성! 사진은 아직 꿀을 올리기 전.

 

 

160도로 오븐을 설정해주면 그 온도로 올라가며 예열도 되는 셈~~! 그리고 160도가되면 저 빨간불은 꺼진다고 한다. 나는 오븐을 사용해본적이 없으니 모든게 새롭고 신기했다! 오븐에 무화과를 넣어주자! = in den Backofen schieben

 

 

 

적당히 달달하고 고소한 향을 풍기며 완성되어가는 중. 히히~!!! 그리고 꺼내주면~~!!

 

 

치즈, 꿀, 호두를 곁들인 무화과 디저트(der Nachtisch) 완성!! 부드럽게 흐물흐물거린다.

 

 

 

전 날 넷플릭스로 포드vs페라리 영화를 보다가 말았기에, 오늘 후식을 먹으면서 마저 보았다. 아들J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상태였고, 딸 L은 친구집에 놀러간 상황으로 '애들껀 어떡하죠?' 하고 물으니 아저씨는 '없어~' 하곤ㅋㅋㅋㅋㅋㅋㅋ우리끼리 냠냠 맛있게 먹었똬!

 

 

앞마당에서 엄청나게 크게 자라고있던 무화과 나무를 아침에 가지치기 하셨다. 이것은 그 중 하나로, 물에 넣어놓고 가지가 마저 자라는지 한번 보자고 하셨닼ㅋㅋ

 

 

무화과 디저트를 냠냠 먹으며 어제 보다 말았던 영화를 마저 보았다. 예에에에에전에도 한번 보았던 영화로, 포드 vs 페라리라는 자동차 경주 영화다. 프랑스의 자동차 경주인 르망24에 참가하여 엄청난 속도로 자동차 경주를 보여주는, 실화에 기반한 영화!!! 다행히 예전에 보았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 한국어 자막 없이 보아도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독일어 자막을 켰지만, 배우들이 말하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금방금방 지나가더라 흑흑~~ 참고로 독일은 외국영화에 독일어 더빙을하여 들여온다고 한다. 또한 TMI로, 로버트 아저씨의 직장 상사는 요즘 '사랑의 불시착'에 빠져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불시착도...!!! 독일어로 더빙이 되어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