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쾰른_Köln

9월 10일&11일 일상 / (추가!!!) 어제는 도서관에 다녀왔고, 오늘은 방의 가구를 재배치했다!

지영(JiYeong) 2024. 9. 12. 08:16

독일 쾰른의 이번주 날씨는 평균기온 15도~18도다! 바람이 많이 불며 추워지고 흐린날이 많은 요즘의 날씨는 조금 낯설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땀이 흠뻑 나, 닦아내느라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는데 요즘은 바깥공기 한번 쐬면 땀이 금방 마른다. 감기 걸리기에 딱좋은 요즘이라, 자연스레 건강관리도 신경쓰게된다. 비타민 많이 먹고 충분히 잘 자고 물 많이 마시기!!! 한국은 오늘 30도를 넘었다는데...! 한국도 엄청난 하루하루겠구나 싶다.

 

어제 화요일엔 오후 수업이 있었기에, 여유있게 점심쯤 도착해 점심식사를 했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낸 뒤 어학원으로 향했다. 점심은 포케? 같은 느낌으로, 메뉴판에서 내가 원하는것들을 고르면 그대로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처음에 메뉴판을

보고 정말 당황했는데, 왜냐면 당연히 독일어로 적혀있었으니까 ^^! 정말 다행이었던건, 내가 갔을땐 사람이 없었던때라 천천히 고를 수 있었다. 사장님도 나를 보채지 않곸ㅋㅋㅋㅋ수첩에다가 메모할 준비를 하고 기다려주셨다. 그러나 메뉴판의 많은 독일어 단어들을 일일히 다 검색해볼 순 없었기에, 고르다가 내가 지쳐버려 사장님께 "그...그냥...비건으로 해주세여!!!" 하고 말하니 "오케이~ 그러면 두부? 이런거 어때?" 하시면서 친절하게 도와주셨다 ㅠㅠ 정말 감사했다. 이후 사장님과 친해져서 수다떠느라 바빠, 가게 내부를 못 찍었는데! 이번에도 구글에 올라온 가게사진으로 대체한다 히히

 

옛날 사진이다. 지금은 메뉴도 더 많고 가격도 12유로로 올랐다.

 

 

이런식으로 사장님이 담아주신다~

 

 

한화로 약 2만2천원? 정도였다. 비건위주로 해달라고 말했으나, 연어도 추가했다 ㅎ.. 사장님이 혹시나 비웃는건 아닐까 잠시 걱정했는데, 내가 연어를 추가한다고 하자 사장님이 갑자기 악수를 청하며 그때부터 폭풍수다가 시작된 것이다. (...??)
여튼 사장님은 방글라데시아에서 왔으며, 독일에서 지낸지는 20년이 되었다고 한다. (wow...!!)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길래 "남한에서 왔어~~"하니 "한국? 한국 정말 좋잖아! 왜 독일에 온거야?"하며 굉장히 어리둥절해 하신다. 방글라데시아 사람들은 한국으로 많이 간다며, 그런 한국을 떠나온 내가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장님에게 난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될지 잠깐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겨우 내가 한 말은 "나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했어. 그런데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여기서 간호사로 일하며 더 많은 휴가도 얻고~ 즐겁게 지내보려고 해!" 하며 더듬더듬 설명하자 사장님은 빙그레 웃으며 "여기도 간호사 엄청 힘들어~~ 이것저것 공부해야되고, 바쁘고 힘들어~~" 하곤 대답하셨다.

 

같이 지내고 있는 세입자친구 A(군인과 응급구조사 두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도 그렇고, 어학원에서 알게된 필리핀 간호조무사 친구도 그렇고, 지금 만난 식당 사장님도 그렇고 모두가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여기도 간호사 힘들어~~~" 라니!!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루게따 증말~~~ 사실 안 힘든 직업이 어디있겠냐마는~~~ 여튼, 취업이 될지 안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되는데까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흐흐

 

 

사진찍으니 적어보이는데, 지이이인짜 많았다. 저 밑에 다 쌀밥임.

 

미리 대기중이었던 주문들이 지나고, 드디어 내가 주문한 메뉴가 완성되어 나왔다. 양을 보고 엄청 놀랬는데, 12유로의 값어치를 제대로 했다. 2만 2천원 정도로, 한국으로치면 절대 저렴한 금액은 아니나 그만큼 진짜 양이 어어엄청 많았고... 나는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엄청 든든하게 먹었다. wow... 사장님은 이후에도 내게 "어디 산다고? 아하.. 차는 없는거야? 여기까진 어떻게 온건데? 자전거타고 왔구나 아하~ 차가 있다면 여기서 일할 수 있을텐데! 너 스시롤 만드는법 알아? 쉬워~!" 하며 나에게 (감사하게도!!)일자리를 마련해주시려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나에게 스시롤 그림을 가리키며 만드는법을 아냐고 묻길래 내가 모른다고하니 "왜몰라~!! 쉬워!!"하며 웃으셨닼ㅋㅋㅋㅋㅋ 자전거로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이후 대화는 다시 사장님의 독일적응기에 대한 것으로 옮겨갔다. 나에게 이 곳 풀하임에 또 오는지 묻기에, "월화수마다 수업이 있어서 매 주 여기 와요!"하자 웃으면서 내 이름을 부르곤(서로 통성명을 했는데 나는 자꾸 사장님 이름을 까먹었닼ㅋㅋ쿠ㅜㅜ) 잘가라는 인사를 해주셨다. 오케이 단골가게로 등록!!!!!

 

 

풀하임의 도서관~~~ 지하층, 땅층, 윗층으로 되어있다.

 

후후후 도서관 오는길에 핸드폰 거치대와 안장쿠션도 샀다. 야무지게 주차 완료~

 

 

이후 도서관에 도착해, 자전거를 튼튼하게 주차해놓은 뒤 계단을 올랐다. 총 3층 건물로, 1층(지하층)엔 어린이 및 청소년 도서가 있고 2층(땅 층)과 3층(윗 층)엔 성인 도서가 구비되어있다. 내가 막 도착했을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이후 한두시간이 지나자 점점 사람들이 들어오고 아이들이 중간 중간 웃으며 여기저기 누비는게 느껴졌다. 물론 부모가 "쉿~~~!"하며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은 그 순간 뿐이다. 다시 여러곳에 호기심을 가지는듯 했다. 다만 크게 소리지르거나 하진 않았기에 방해가 되진 않았다. 아이들을 보니 생각난게, 이 곳의 아이들(유치원 나이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은 정말 해맑은것 같아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함박웃음을 짓게 한다. 지난번 동네 플로마켓에서도 느꼈던것으로, 부모님을 따라 구경을 온 아이들이 우리집 마당에 펼쳐놓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위해 철푸덕 앉아 열심히 꼼지락대는 모습을 보았었다. 왠지 한국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낯선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혹은 '해도 될까?'하는 눈치 및 망설임이 이 곳의 아이들은 덜한 것 같다. 음... 그러나 이제 겨우 독일생활 한달차밖에 안 된 입장에서 이런말을 하는게 이르긴 하지만... 이 곳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때면, 자연스레 '한국의 아이들은 어땠더라...'하며 잠시 생각해보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 그러고보니 한국에선 자주 볼 수 있는 '노키즈 존'을 여기선 상상도 못 한다. 어딜가든 아이들이있으며 심지어 길가의 표지판에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그려져있는걸..? 아주 만약에, 아이들이 해맑을수록 부모가 덜 엄하다는식으로 반비례하는 가정을 세우면, 한국은 (독일보단)아이들의 해맑음정도가 덜하니 부모는 그만큼 더 엄하게 아이들을 키운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가게에서 사고를 더 많이 칠 수 있는 환경은 독일쪽인데 여긴 노키즈존이 없다.(일단 내가 한 달을 살면서 본 바로는 아직까진 없음. 그리고 가게에서 아이들이 사고치는걸 본 적도 없다.) 그러나 한국은 부모들이 엄격하게 키우는데도 노키즈존이 존재한다. 흠...공식이 전혀 맞지 않는다. 또는, 일부 몰상식한 가족단위의 사람들로인해 가게와 가게 주인이 피해를 입는바람에 그 가게가 노키즈존이 되었다는 가정을 세우면? 독일에도 그런일이 없진 않았을텐데...흠...여러모로 한국은 한국만의 독특한 노선을 걷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조금씩 든다.

 

 

+ 노키즈존에 대해 로버트 아저씨에게 물어봐야겠다. '에엑???애들을 못들어가게 한다고???'하며 놀라시는게 벌써 눈앞에 그려진닼ㅋㅋㅋㅋㅋㅋㅋ

 

+ (추가!!)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독일에도 아이들의 입장을 제한하는 곳이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그들의 의도를 이해한다고 하시며, 특히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같은 곳에선 편하게 쉬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아이들이 있는 가족은 그 외에 다른 호텔 또는 레스토랑을 찾아 간다고도하며 여러 예시를 들어 말해주셨다. 다만 독일은 아이들의 입장 제한이 선택의 영역에 있는것 같았는데, 한국은 아이들을 혐오하는 방향으로 가는듯 하다고 (챗GPT의 도움을 받아)아저씨에게 말하니 '흠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시곤 구글에 한국의 노키즈존을 검색해 찾아보셨다. 내가 너무 한국을 나쁘게 보고 있는 걸까? 아직 한달차라 독일의 모든게 마냥 좋아보이는 걸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 독일은 건물층을 세는것이 한국과 다르다. 우리나라 지상1층이 독일에선 땅 층, 즉 0층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2층이 독일에선 1층이 된다. 

 

 

깔끔하고 멋진 도서관.

 

 

 

단단한 의자 외에도 이렇게 푹신한 의자도 종종 놓여있다. 쪼아!

 

 

창마다 작은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다. 너무 좋다.

 

 

좌측은 '가장 아름다운 독일사랑시 모음' 시집. 언제쯤이면 저런 책들도 막힘없이 읽을 수 있을까!! 우측은 내가 골라온 만화책과, 어린왕자 그리고 마녀배달부 키키!! 사실 이 책들도 쉽진 않당 히히...

 

 

 

내가 골라온 책들을 조금씩 들춰가며 보다보니 어느덧 어학원 수업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있었다. 근처 카페에서 (이번에야말로 간단하게!!) 빵을 먹고 수업을 들으러 가면 되겠다 싶어, 짐을 다시 챙겨 도서관을 나오려던 중 아까 쪽지에 적어놓은 '어린왕자 - 쾰른 사투리편'이 떠올랔ㅋㅋㅋㅋㅋ한번 보고나 가야겠다싶어 잠시 책을 찾아보았다.

 

 

op Kölsch 라고 적혀있다. 쾰쉬는 일단 쾰른사투리라는 뜻인것 같은데, op는 뭐지? 싶어 찾아보니, op도 전치사 'auf'의 쾰른 사투리였닼ㅋㅋㅋㅋ아놔

 

세상에나 정말 간단해보이는 단어들조차 모르겠다. 기본 동사며 흔한 명사들의 생김새가 다 달라져있었닼ㅋㅋㅋㅋㅋㅋㅋ우리나라도 '어린왕자 - 경상도편'이 있는걸 떠올리니, 이렇게 지역 방언으로 어린왕자를 다시 써내는게 전세계적인 작업이었구나 싶기도 했다. 또 한가지, 우리나라의 경상도나 전라도에 살며 그 지역 사투리로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이 갑자기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옛날에 TV로 그들을 볼 땐 그저 신기하고 마냥 웃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세상에....완전 언어 천재들이었잖아... 도대체 어떻게.....와.....난 못 해.....

 

이렇게 화요일의 하루가 지나갔으며, 수업이 끝난 뒤 어두워진 밤 아홉시! 나는 처음으로 내 자전거를 타고 20분을 달려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이 날 하루가 흐렸기에 하늘에 구름이 잔뜩이었지만, 맑은 날이었다면 정말 많은 별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어두웠다는 뜻이긴 하지만, 또 정말 길가에 사람이 한 명도 없고 가로등도 그리 밝지가 않아 조금 무서웠지만 ^^.... 맑은날 밤엔 그래도 조금 신나겠는걸?!!

 

---

 

수요일인 오늘은 사실 정말 간단한 하루였지만, 추운계절을 준비하는 중요한 작업을 한 날이었다. 바로바로!! 방 안의 가구들을 재배치한것!!! 흐흐!!! 재배치 전 사진을 깜빡했는데, 창문앞에 바로 책상이 있었고 그 옆 벽을 따라 작은 침대가 있었다. 침대는 옆으로 늘릴 수 있었으나, 그 상태에서 늘리니 방이 너무 좁아지고 동선이 꼬이게되어 일단 그냥 싱글사이즈로 잠을잤었다.  (슈퍼싱글도 아닌 진짜 옛날 싱글사이즈^^...) 여튼, 어느날엔 자다가 떨어질것 같은 느낌에 본능적으로 잠에서 깼는뎈ㅋㅋㅋㅋㅋㅋ이걸 경험하고나니 한번 날잡고 가구 재배치를하여 침대를 길게 늘려야겠다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영차영차 옮기고 청소하고 정리하여!!! 코리안걸의 다가오는 겨울맞이 가구 재배치 완성!!! 글을 쓰다보니 자정을 넘겨 목요일이 되었는데, 목요일인 오늘은 쾰른에 잠시 들릴 예정이라 사고싶었던 25년도 달력을 구매하여 마저 방을 꾸밀 예정이다 흐흐. 신난당~!

 

 

 

창가 앞으로 침대를 옮겼다. 처음엔 추울까 싶었으나, 그 밑에 있는게 난방기구인 하이쭝! (die Heizung) 그래서 오히려 저쪽에 침대를 놓는게 따뜻할것같았다~~~ 다만 침대와 하이쭝의 위치가 가까워서, 이 점이 괜찮을지 식구들에게 물었는데 상관없다고 했다.

 

 

바닥의 카펫은 최근에 로버트 아저씨가 주문해줬다. 덕분에 폭신한 바닥에서 맨발로 편하게 지내는 중~ 방이 더 좁아졌지만, 그래도 뭐! 있을건 다 있다구엿~

 

 

이따 아침 7시쯤엔 오늘의 생일당사자인 아들 J의 생일을 축하하는 간단한 파티가 있을 예정이다. 짧게 노래부르고 케이크먹은 뒤 다들 학교가고 일가고~~ 그런다고 한닷. 나도 그때 준비해놓은 선물과 편지를 줘야지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