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엔 프랑크푸르트 시내 관광을 계획하며, 슈테델 미술관과 괴테 하우스에 방문해보기로 했다.
마침 슈테델 미술관엔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주제로 특별전시가 열렸기에 더욱 흥미가 갔다!! 후후후
독토리 선생님은 다른 일정이 있었고, 우리는 저녁에 다시 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나는 프랑크푸르트의 가을을 만끽하기위해 집을 나섰다.
일기를 작성하는 지금 날짜(11월 13일)를 기준으로, 며칠 전 집주인 아저씨와 쾰른의 벼룩시장에 가기위해 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지나가던 중 왼편에 짙은 분홍색으로 칠해진 네모난 건물이 보였고, 마침 나와 대화중이었던 아저씨는 해당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가 성매매 업소야.' 하며 알려주셨다. 독일은 성매매가 합법인 나라로, '음지에서 관리가 안 될 바엔 양지로 올리자'하는 취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예전에 읽었던 독일과 관련된 책에선, 성매매가 합법화 된 후에는 오히려 공식적으로 등록하는게 부담스러워 되려 숨는 여성들도 꽤 많았다고 했다. 또, 성매매가 합법화 된 후의 성범죄율이 실제로 낮아졌는지에 대해서도 아저씨에게 물었으나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하셨고, 아마 낮아지지 않았을까?하는 물음을 남기셨다.
이에 대해서 잠깐 찾아봤는데, 성매매가 합법이 된 후 성범죄율이 낮아졌는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는 내용이 나왔다. 독일어로 검색하니 뭔가 엄청난 내용의 학술지?가 발견되어 호기롭게 덤벼보았으나 단편적인 단어들의 뜻만 유추할 수 있을 뿐,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긴 역시나 어려웠다.ㅠㅠ 언젠간 다 읽어버리리,하는 의지를 다지곤 다시 한국어로 이리저리 검색을 하던 중 찾아낸 [독일의 성 매매 합법화, 그 이후 나타난 문제점과 대안] 이라는 제목의 글. 본문의 하단에 이 글이 어디서 발표되었는지가 적혀있었다. '2007년 11월 6일 한소리회, 한국여성재단과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회의 "독일의 성 노동 합법화, 그 이후 - 우리는 왜 반 성매매인가?"에서 발표한 논문' 이라고 한다. 2007년에 발표되었으니 시간이 흐른 지금은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거나 혹은 해결된 부분들도 있겠지만, 독일의 성매매 합법화가 어떻게 시작된건지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모습들이 자세하되 어렵진 않게 적혀있어 한번쯤 읽어볼법하다. (내용이 미치도록 많진 않고, 14페이지 정도!)
https://library.fes.de/pdf-files/bueros/seoul/05144.pdf : 독일의 성매매 합법화, 그 이후 나타난 문제점과 대안
그리고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읽어보려고 저장해뒀던게 떠올라, 마저 소개한다. 나도 아직 안읽었기에 조만간 전자책으로 읽어볼예정! 옥천 도서관에서도 발견했었는데 ㅠㅠ 그때 읽어볼껄 ㅠㅠ
분명한건,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보는 사회에서(더군다나 이것이 합법화가 되었다면) 남성은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의 존엄성이 때에 따라선 합법적으로 파괴되고, 어떤 때엔 폭력에 의해 쉽게 무너진다면. 당장 내가 아는 여성의 일이 아니더라도, 사회 전체가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시선의 기저엔 결국 무엇이 깔리게 될지를 생각해봐야된다.
특별전시까지 둘러본 뒤 도보로 조금 걸으면 나오는 괴테하우스에 가기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시간이 여유로울거라 생각해 미술관내에서 세월아~네월아~하며 관람했더니 거의 세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닼ㅋㅋㅋㅋㅋㅋ 독일행을 계획하며 MBTI 성향 중 마지막 자리인 P성향이 J로 바뀌었는데, 이는 즉흥적이고 유연한 계획변경에서 좀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성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독일에 와보니 대중교통인 기차와 전철부터 좀처럼 제 시간에 오는 법이 없었고, 이외에도 내가 계획한대로 (당연한거지만..)흐르지 않자 점점 멘탈이 흔들리게 되었닼ㅋㅋㅋㅋㅋ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전철을 타고 쾰른 중앙역에 도착해 함부르크로 향하는고속열차를 타야됐는데 세상에나, 해당 전철이 갑자기 사라지는바람에!!! 아악!!!! 한국돈으로 거의 4만원을 들여 택시를 탔다!!!!!!!! 다행히 기사님이 빨리빨리 운전해주셔서 예매해놓은 열차를 탈 수 있었음 ㅠㅠ) 독토리 선생님도 "독일에 오면 그냥.. 받아들여야돼.. 내 계획대로 되는것은 하나도 없구나~ 라는걸 받아들여야돼.." 하셨기에, 나는 독일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MBTI는 다시 P로 되돌려야지...
그리고 두 번째 나의 목적지인 괴테하우스!
선생님도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셨고, 나도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선생님은, 전 날 한식 반찬가게에서 사온 계란장과 모듬 나물로 맛있는 비빔 스파게티를 만들어주셨다. 선생님... 저... 쾰른에서...잘....안되면..프랑크푸르트로..냅다..달려가겠습니다아!!!!!!!!!!!!!!!!!!!!!!!!!!!!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평상시에도 스스로가 운이 좋은 사람, 복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나는 인복이 좋아!'하며 자부했었다. (그리고 돼지띠니까 먹을복은 많을거라고 엄마가 늘 말해주셨지!) 물론 대학병원에서 일했을적엔 그 특수한 환경탓에, 나와 안맞는 사람들을 만나 여러모로 힘들었던적도 많았지만 그 때를 제외한 나의 일상 속 대부분은 나를 도와주고 좋아해주는 고마운 사람들로 가득찬 삶이었다. 그리고 독일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할 때엔 나의 이런 행운이 한국을 벗어나도 과연 계속 이어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독일에 도착해 여러사람들로부터 또 다시 도움을 받으며 지내다보니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나는 행운,복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싶단 생각을 늘 가진다. 나만 행복한게 아닌, 나와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도 행복하게 지내길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 이것은 나눈다해서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로 다시 돌아와 다시 나를 충전시키는 원료가 되어왔기에.
잠시만, 쓰고나니 갑자기 완결내는 느낌인데 아직 뤼데스하임과 하이델베르그, 그리고 한국영화제도 아직 남아있다구욧!!!!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을 아주 제대로 즐기고왔고, 그 여행의 절반정도를 이제 작성했으니!!! 남은 절반의 이야기도 기대해주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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