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편은 큰 사진들이 많으니 핸드폰보단 큰 모니터로 봐쥬시길 바뢉니닷)
Dienstag 20. August
어메이징했던 월요일은 어제가 되어 지나갔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화요일이 시작됐다.
오늘부턴 여유롭게 다녀야지~하는 마음으로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한 뒤 아침을 먹기위해
근처 마트(샴푸+바디워시+린스의 3 in 1을 발견했던 그 마트) 로 향했다.
마트 안에 빵가게가 있어, 매일 아침마다 어떤 빵을 먹을지 룰루랄라 고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달달한 도넛이 땡겼으나, 덜 달고 덜 짜게 먹기위해 나름대로 노력중이기에(생각해보니 맥주도 아직 딱 한잔밖에 안 마셨네..맥주의 나라에서...!)
보기만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곡물빵코너로 가서, 듬성듬성 여러가지 무언가가 박혀있는 갈색 빵을 골랐다. 그리고 토마토도 같이 겟! 왠지 여기선 빵을 걸어다니며 먹어도 될 것 같아서, 열심히 뜯으며 다녔으나 주위에 나같이 먹고&걷고를 동시에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혼자 머쓱해진 나는 급하게 주위 벤치를 찾아 앉아선 조용히 마저 먹었다.^^
이번주 베를린의 날씨는 맑음이며, 햇빛이 점차 따가워질때 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걷기에 아주 좋다.
오늘의 첫번째 일정은 샤를로텐부르크 성 방문! 어제의 고단함은 훌훌 털어버리고, 상쾌한 아침공기와 함께 궁전으로 향했다.
아직 오전 9:30분. 성의 입장 시간은 10시부터다. 그러나 성의 정원은 먼저 둘러볼 수 있으며, 입장료도 없기에 우선 산책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룰루랄라~~ 귀족가문의 첫째딸이되어 성에 초대된 느낌으로 한바퀴 둘러볼꽈~~
그러나 내 손엔 아직 토마토가 남아있었기에, 혹시나 음식물을 들고가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을까봐 우선 공원 규칙을 읽어보기로 했다. 규칙 표지판과 핸드폰의 독일어사전을 번갈아 노려보며 한참 시간을 보낸 뒤, 음식 금지는 없음을 확인! 이제 진짜 들어가려던 찰나, 정원을 소개해놓은 표지판을 발견하곤 다시 한참을 서 있었다. (왠지...이렇게라도 하면.. 독해실력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하는...희망..)
샤를로텐부르크 성의 정원은 독일의 유서깊은 정원유적지들 중 하나로, 17세기 초에 프랑스의 유명한 조경사 앙드레 르 노트르의 제자 Siméon Godeau의 설계에 의해 바로크 양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19세기에 이르러선 다른 조경사(이름 너무 길다) 두명에 의해, 뭐랄까 좀 더 감성적인...? 영국식 정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물론 가로수나 덤불숲같은 것들에선 여전히 바로크양식을 찾아볼 수 있단다. 세계 2차대전이후 정원은 부분적으로 복구와 확장공사를 진행했고, 이 중 큰 화단은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새롭게 설계되었으며 2001년에 재건되었다.
원래는 위키피디아에 검색해서 나온 내용을 가져오려고 하였으나, 정원내용은 안 나와... 찍어놓은 저 사진을 확대하여 해석해보았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해석에 욕심부렸다간 글 마무리를 지을 수 없을테니! 이 다음부턴 그냥 간단하게 설명하고 사진을 더 올려야겠다 ^^ 궁금한 사람은 검색하쒜어~~~~~
지금부터 큰 사이즈의 정원사진 갑니닷
넋을 놓고(독일에 와서 여러번 넋 놓는 중..) 주위를 둘러보던 중 곧 사람이 많아지면 정원도 혹시나 시끌시끌해질까싶어, 차라리 입장을 늦게하더라도 이곳을 지금 마구 누려놓자는 생각에- 호수 앞 계단에 앉아 잠시 멍을 때렸다.
(글을 올리는 지금도 이 때의 사진을 다시 보니, 또 넋을 놓고 보게 된다..)
이후 무심코 바라본 반대편에도 역시나 근사한 산책로가 조성되어있어, 가보지 않을 수 없었기에 다시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근사한 곳에 있으면 왠지 상황극을 하고 싶어지는데, 지금 내 옆엔 청솔모뿐이라 ㅠㅠ 독일어만으로도 벅찬 지금, 청솔모의 언어까지 배우기엔 무리다. 마음속으로 1인 다역을 하며 성으로 향했다.
표를 구매하고 드디어 입장한 샤를로텐부르크 성 내부는, 정말이지... 으리으리의 끝판왕이었다.....
+ 프로이센의 초대 국왕 '프리드리히 1세'의 아내였던 '조피 샤를로테'의 명에 따라 1713년에 건축되었다. 건축양식은 이탈리아풍의 바로크 양식. 샤를로테 왕비는 중국, 일본 등지에서 수입된 도자기로 방을 가득 채웠다. (출처: 위키피디아)
방 마다 무슨 방, 무슨 방 하며 설명이 길게 되어있었는데 내가 자신있게 읽을 수 있는건 딱 제목인 '~방' 까지였다. ^^
그 뒤는 뭐... 누가 지었고 주로 무슨 공간이었으며 - 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독일어공부 빠이팅!!!!!)
또한 공통점은, 2차 세계대전 후 부분적으로 훼손되거나 아예 그림이 지워지는 등 손실된 곳들이 있어 다시 복구작업을 했다는 것.
이곳저곳 둘러보며 목이 빠지게 천장을 보고, 눈이 빠지게 설명을 읽자 어느덧 궁전 관람이 끝나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려가기 전, 천장을 한번 더 봤는데 - '엥? 뭐 저렇게 휙휙 덧그려져있어?' 싶었던 찰나 - 역시나 적혀있는 설명문을 보니 이 천장의 그림 또한 2차세계대전때 훼손되었다고 한다.
베를린 여행을 계획하며 우려했던 부분이, 박물관과 미술관의 설명문은 영어 아니면 독일어일텐데- 둘 다 확실하게 잘하는 수준이 아니니, 작품과 공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물론 처음엔 '이게 뭔소리여' 하며 당황스러웠으나, 계속해서 보다보니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아까 봤던 이름이 다음 공간의 설명문에 또 나오고하니 결국엔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싶을땐 사전에다가 번역기까지 사용했으나 음... 번역앱은 별로였다. 차라리 사전으로 느리게나마 찾아가며 읽는게 나았다. 글 모르는 공주님으로 입궁하였으나 이내 용기를 얻은 씩씩한 전사로 변신하여 궁을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한국의 국회의사당격인 독일의 연방의회! Bundestag! 독일은 연방의회(Bundestag)와 연방참사원(Bundesrat)으로 나뉘는 양원제로, 미국의 상/하원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연방의회는 국민이 직접 선출하나, 연방참사원은 독일의 각 주에서 파견한 사람들로 구성되는 식. 실질적인 업무는 주로 연방의회에서 이뤄진다고 하며, 다음 목적지가 바로 이 연방의회다.
내가 알고있는 그동안의 국회의사당은... 어.. 뭔가 사무적인 느낌의 건물일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완전히 신전이잖아!!??
아무래도 정부업무를 다루는 중요한 곳이다보니, 내부로 입장을 하기위해선 마치 공항의 입국심사대와 같이 예약확인증과 여권을 확인하고 가방을 검색대 컨베이어 벨트에 올린 뒤 나도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야했다. 그렇게 통과하면, 역시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볼 수 있는게 아닌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다같이 이동하는 식(사실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은 옥상의 돔을 구경하러 가는 곳 뿐이다). 무섭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없고, 그저 건물의 웅장함과 이에 대비되는 내부의 현대식 디자인에 계속 넋을 놓을 뿐이다.
연방의회건물이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거의 폐허만 남았을 때, 어떻게 복원할지 고민하던 중 - 독일통일 후 이를 위한 의사당 건물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전 세계에서 국제 공모전을 열었다고 한다. 많은 건축가들이 출품을 하였고 이 중 노먼 포스터라는 건축가의 작품이 당선된 것. 밑에는 국회의원들이 일하고 있고, 위에는 시민들이 밟고 올라가는 설계. 즉, 국회의원보다 시민이 더 위에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전망대에 올라 밑을 내려보면 국회의원들이 일하는걸 감시할 수가 있다고 한다. (출처: 유튜브 셜록현준 / 유현준 건축가 및 교수)
정말 국회의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걸까 >_<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경사로를 올랐는데, 음.. 그 사이 불투명한 유리로 바꾼건지 아니면 청소가 안되어있는건지 ㅠㅠ 뿌옇게 되어 잘 보이진 않았다. 그치만 워낙에 와보고싶었던 곳이라, 보이든 안보이든 크게 상관은 없었고 - 많은 의미를 담고있는 곳에 내가 와있다는것이 한 없이 벅차오를 뿐이었다.
돔의 꼭대기에 올랐을 때, 나처럼 혼자 온 외국인이 자신을 좀 찍어줄 수 있는지 물어오자 나는 [한국인의 명예]를 걸고 300장은 족히 찍어댔다. 심지어 그 외국인이 서 있겠다고 말한 장소가 역광이길래 "여기 어둡게 나오는데 괜찮을까?"하고 물으니 "그러면 어디가 좋을거같아?" 하고 되려 물어오길래 [한국인의 명예 2단계]를 발동시켜 위치선정까지 야무지게 제시하곤 다시 200장은 더 찍었다. 이후 그 외국인의 "very good!!!!"을 수차례 들었으며, 만족감과 함께 나도 내 갈길을 다시 가려던 중, "근데 너 파란색 셔츠 어디서 샀어? 예쁘다!"하며 다시 물어오는 외국인. 스몰토크인건가싶어 "이거 한국에서 산거야~~" 하며 간단하게 대답했다. 미안해 이건 못 줘... 내꺼야... 안에 나시티 한장입어서 추워..
+ 이후 그 외국인이 자기도 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여러장 찍어줬는데, 내 포즈가 너무 구려서 사진을 따로 올리지 않는당힛
이후 국회의사당을 나와, 근처에있는 브란덴부르크문으로 향했고 '역시나 엄청난 크기군!!'을 느끼며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18세기에 베를린에 지어진 고전주의 양식의 개선문. 1989년 11월 9일에 베를린 장벽 정책의 붕괴를 축하하기 위해 수천명이 이 문 앞에 모였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규모 축제와 같은 것들이 펼쳐질때 자주 이용되는 곳이라고 함. (출처: 위키피디아)
다음으로 향한곳은 바로, '학살된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 과 '공포의 지형학' .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나치의 홀로코스트로인해 헤아릴 수 없이 학살된 많은 유대인들을 기리기위한 장소다.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기념물이, 더 내려가면 공포의 지형학이 나온다.
기념물의 높이는 가운데로 갈수록 점점 높고 거대해지며, 바닥 또한 위아래로 오르내리다가 결국엔 점점 낮아진다.
이 곳 또한 오고싶었던 장소인데, 사실 '오고싶었다'라고 표현하기엔 예의가 아닌 느낌이다. 점점 거대해지는 기념물 사이를 걸으며 생각도 같이 깊어질 때 쯤, 미로찾기에 신난 아이들의 목소리에 가라앉는 감정을 다시 잡아 올렸다.
중앙으로 가면 다시 지하로 내려가는 전시관이 있는데, 그곳엔 나치의 만행으로인해 파괴된 가정 및 장소의 이야기들,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었다.
이쯤되니 허리가 정말 끊어질 것 같았지만, 이 곳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조금 더 힘을 내어 찬찬히 둘러보았다. 누구나 언제든 나치와 관련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야외전시해놓은 곳이다. 전부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었으나, 중간중간마다 붙어있는 당시의 선전물은 그림만 보아도 어떤 내용인지 와닿았기에.. 흐름이 끊기지 않은채로 다른 전시물들도 마저 볼 수 있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서부턴, 사진보단 직접 눈에 담고 생각해야될 장소들이 나왔기에- 이제 와 다시 보니 가장 중요한 장소들이었음에도 사진이 별로 없다.
그리고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위치한 체크포인트 찰리.
독일 통일 전, 서독/동독으로 독일 땅 전체가 갈라진것뿐만 아니라 수도 베를린 또한 동/서로 나뉘어졌었다. 따라서 곳곳에 검문소를 둬야 했는데, A검문소 - B검문소 -C검문소가 있었고 각각 NATO 음성 문자를 사용하여 이름지어진 결과, 체크포인트 알파 - 체크포인트 브라보 - 체크포인트 찰리가 되었다.( 출처: 유튜브 Emily mit Ypsilon) 그리고 나는 그 중 유명한 체크포인트 찰리에 간 것. 여기엔 당시 검문소를 재현해놓은 건물이 있어, 포토존으로 엄청나게 인기만점이다.
+또한 이 동베를린 / 서베를린에 따라 양쪽 지역의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건물이라든지 그런것들..? 이걸 어디서 들었더라..
출국 전 미리 결제해놓았던 독일의 49유로티켓을 사용하며 버스, 트램, 지하철, 전철 등등 독일의 모든 대중교통을 야무지게 타고다녔다. 타고 내리는건 조금씩 달라도, 어차피 다 비슷비슷하니 금방 적응하고 여기저기 슝슝 돌아다닐 수 있었다. 베를린은 참 뭐랄까..오래 머물러야지(라고 하기엔 나도 짧은걸 ㅠㅠ..?) 좀 적응이 될 것 같은 느낌...?! 거대하고 시원시원하게 생긴 건물들이 처음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보다보니 이것도 정드는것 같고..!! 여튼, 베를린에서 시간을 보내는 지금, 쾰른 또한 드문드문 떠오른다. (촴놔~~~ 하루 갔었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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