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간호사_Beruf

어학시험과 병동견학, 나는 둘 다 해낼것이다악!!!!!

지영(JiYeong) 2025. 4. 6. 08:33

4월 5일 토요일!! 오늘은 드디어 어학원 마지막 수업을 듣고 왔다.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던 시험 대비반 수업으로, 4시간씩 총 다섯번의 수업이었다. (또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저녁에도 독일어 수업을 듣고 있는데, 그건 아직 진행중이다. 다다음주 월요일에 끝날 예정!) 이번달 12일에 있을 어학시험을 대비하는 수업이었는데, 생각만큼 재미(?)가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어떻게하면 안 갈 수 있을까....‘하며 늘상 땡땡이 칠 궁리만 했었다.. 히히... 결국 한 번은 핑계를대고 수업에 가지 않았지만, 마지막이었던 오늘은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의미로 열심히 수업을 듣고 마무리를 하고 왔다.

왜 그렇게 가기 싫어했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실 이유는 명확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물론 다 외국인!) 전부 독일어를 잘했기에, 괜시리 그들 사이에서 기가 죽었기 때문이다. 다들 독일에서 기본 2-3년은 지냈다고들 하지만, 같은 수업을 들으며 나는 이해를 못했는데 그들은 이해를 하고 웃는 상황에선 어쩔 수 없이 스스로가 작아지곤 했다. 그치만 이와중에 또 새로 친해진 친구는 있었지!!!! 캬캬캬캬캬!!!! 여튼 그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목적으로,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학원으로 향하곤 했다.


학원 건물 내부에서 찍은 뒷마당!! 겹벚꽃이 한창이다. 이렇게나 화창한 날씨였는데!!!! 당장 나가서 뛰어놀아야되는데!!!



여섯시, 수업이 끝나자 나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둘러 짐을 쌌다. 오늘 저녁메뉴는 된장찌개라고 했기에, 돌아오는길에 애호박과 양파를 사다달라는 부탁을 받곤 마트에 들러 허겁지겁 장을 본 뒤 남자친구의 집으로 마저 향했다. 그는 음식을 좋아하며 요리를 곧잘 하는 사람이다. 지난 향수병 이후로 내가 지금까지 또 다시 빡센 향수병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남자친구가 생긴것도 물론 한 몫 하지만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8할은 그 애의 요리일 것이다. 히히.. 동시에 나는 요즘 다시 살이 찌지 않기 위해 아주 노심초사중이다. 독일에 처음 도착하여 한 달 정도 지낸 뒤 체중계에 올라 확인했던 내 몸무게는 3키로가량 줄어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요즘엔 체중계의 앞자리가 다시 6으로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 더욱 움직이고 더욱 운동하면 되겠지 뭐!!!!

곧 병동견학을 갈 쾰른 대학병원의 지리를 미리 익히고자, 저녁을 먹은 뒤 산책겸 다녀왔다.


맛있게 저녁을 먹은 뒤, 마무리해야 될 작업이 있어 마저 집에서 일을 이어가야 했던 남자친구와는 달리 (아직)백수인 나는 너무나도 한가했기에! 부른 배를 소화시킬겸, 또 조만간 병동견학을 다녀올 병원의 지리를 미리 알아둘 겸! 겉옷을 걸치고 바깥으로 나왔다.

지난번 일기에서 적었던, 쾰른 대학병원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억하시는지!! 병원의 교육담당자와 계속 이메일을 주고받던 중, 한번 병동 견학을 진행해보자는 답변을 받았다. 어떤 부서를 원하냐는 물음에, 그동안 주로 있었던 부서는 중환자실과 정신병동이었으며 중환자실은 주로 외과계였고 그 중 신경외과계에서도 일을 했었음을 설명했다. 참고로 독일의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추가로 교육을 더 받아야 된다. 그리고 정신병동 또한 특수한 과 이기에 나를 시작부터 그곳으로 보낼리 없다는 생각에, 신경외과 일반병동을 희망부서로 말했다.


이메일을 주고받을땐, ‘드디어 나도!!!! 뭔가를!!! 시작하게!!! 되는걸까!!!!’ 하며 마냥 신났기에 이것저것 블라블라 적어대며 폭풍 이메일을 보냈지만, 막상 담당자로부터 ‘좋아요. 그러면 이번달 14일 월요일에 신경외과 병동 견학을 하루 진행해봅시다. 아침근무 시간에 오시면 됩니다. 6시 30분에 시작되며, 간단히 먹을것과 물을 준비해오시면 좋고요, 병동 위치는...’ 하는 최종 이메일을 받고 나자 그때부터 조금씩 부담이 쌓이기 시작했다.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 병동에서 사용될 기본적인 의학용어를 (독일어로..) 외우거나 또한 의료진들이나 환자들로부터 자주 들려올 문장들을 대략 유추해서 미리 알아놓는 것. 위대한 챗GPT로부터 이런 도움을 받아가며, 또한 (사고싶었던>_<)의학용어책도 새로 마련한 뒤 열심히 준비를 하는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동시에, 오늘 이 저녁시간을 활용해 산책삼아 한번 병원 건물까지 다녀오는것도 의미있을듯 했다.


내가 견학갈 병동이 있는 건물!


14층의 신경외과 병동!




그러나 내가 잠시 잊고있었던건.. 대학병원의 부지는 정말 넓다는 것... 나는 정말 단순하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 건물이에용^^’ 하고 짜잔 나타날 줄 알았는데, 오.. 대학 캠퍼스마냥 어느순간부턴가 양쪽으로 건물이 자연스레 나타나더니 어디는 무슨 해부학 건물.. 여기는 무슨 연구실... 저기는 소아병동 건물... 끝없이 나타나는 여러개의 건물에, 이대로 가다간 길을 잃겠다 싶어 다시 구글 지도를 켰다. 교육담당자로부터 받은 이메일에 적혀있는 병동건물의 이름을 입력했고, 내가 있던 자리에서 5분정도를 더 걷고난 뒤 발견할 수 있었다. 왠지모르게 눈치를 보며 건물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고, 층 안내도를 발견하곤 내가 견학가게 될 병동의 위치와 이름을 확인했다.

간단하게 로비를 조금 더 둘러봤고,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건물을 나왔다. 돌아오는 길, 한국의 가로등보다 왠지 더 어두운듯한 독일의 가로등 밑을 지나며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디자인의 건물들이었지만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 느낌. 유리창마다 드문드문 보이는 침상 옆 모니터들엔 해당 환자의 활력징후가 각각 초록색, 파란색으로 여유로운 곡선을 그리며 나타나고 있었다. 알록달록하진 않아서 다행이야... 어쨌든 이전에 질리도록 봐왔던 풍경들이 이제 곧 눈앞에 다시 펼쳐질것을 생각하니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동시에 지금 내 상황이 왠지..어이가 없어서 조금 웃음도 나왔다. ‘해외에 간다더니, 해외간호사로 한번 일해보겠다더니... 진짜 이지영 너 기어코 사고를 치고 말았구나. 결국 여전히 살고싶은대로 살고 있네.. 대단하다 진짜...’


그러나 지금은 견학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이후에 진짜로 계약서를 쓰게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른곳 알아보라며 거절당할수도 있음 ㅠㅠ) 또한 일을 하더라도 간호조무사로서 먼저 시작하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간호사로 일을 하는것보단 부담이 덜 할 것이다. 그치만.. 그럼에도 ㅠ_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흔한 고민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돌아오는 주는 이번달에서 가장 빡센 한 주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