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간호사_Beruf

또 다시 가로막힌 벽.......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ㅏ....

지영(JiYeong) 2025. 4. 2. 07:59

지난번 일기에서 "지금당장 어떻게 지식시험을 치르겠어^^!!!!!" 하며 당연히 적응교육 이수하는것을 선택했던 과거의 나...안녕...너 그거 못 한대^^.....그냥 시험치는 선택지로 가야된다더라....

 
지난번 일기를 작성한 후 어제까지 나는 꽤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자 여러분 이제부터 들어주세요..엉엉...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1) 적응교육 과정 이수하기 또는 2) 지식시험 통과하기 이렇게 두 가지인데, 그 중 나는 1번을 선택하곤 그 방향으로 길을 모색하려 했다. 2번은 애초에 관심도 안 줬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독일간호사가 되기 위한 정보를 그동안 수집하며 알아본 바, 대부분 1번을 택한다고도 했고 또 2번은 상대적으로 1번보다는 난이도가 있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번 적응교육 이수하기를 선택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선 560시간의 이론 및 실습수업을 받고 400시간의 병원실습을 진행해야한다. 이 과정 자체가 적응교육이라고 칭해지며, 이는 아카데미(즉, 간호사 양성 학교)에 등록해야 진행할 수 있는 과정이다. 
 
지난번 받았던 편지엔 QR코드가 적혀있었으며, 여기엔 모든 간호 아카데미의 이름과 담당자는 누구인지, 그리고 장소와 이메일주소까지 쭉 적혀있는 아카데미 리스트 정보가 담겨있었다. 나는 최대한 이사하는것은 피하고 싶었고, 따라서 가능한 집 근처로 다니고자 반경을 좁혀 세 군데의 아카데미를 추려냈다. 이 곳들의 담당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메모장에 적고 한 곳 한 곳 이메일을 보내가며 답장을 기다렸다. (물론 챗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였음 ^^)
 
첫 번째 아카데미(제일 가고싶었음..이유는 몰라..그냥..건물이 멋졌달까..) 답변: "우리는 이론수업을 360시간밖에 제공할 수 없어, 당신이 이수해야되는 수업시간인 560시간에 맞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다른곳을 알아보셔야 됩니다."
 
두 번째 아카데미(쾰른대학병원에 속한 아카데미) 답변: "우리는 올해부터 적응교육 과정을 진행하지 않고, 지식시험을 치는것만 진행하는걸로 변경됐어요. 지식시험 또는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다시 연락주세요^^"
 
믿었던 두 곳에서 예상밖의 답변을 받자 이 때부터 멘붕이 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세 번째 아카데미는 집에서 좀 멀었던곳이라 별로 연락하고 싶지 않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무조건 매달려야 했다. 그러나...
 
세 번째 아카데미답변: "우리는 적응교육을 진행하긴 하는데.. 1년정도 걸리고.. 병원실습은.. 당신같은 경우엔 우리 병원에선 실습을 진행할 수 없네요.. 우리같은 급성기 병원이 아닌 요양병원이나 다른곳에서 실습을 해야되는 과목입니다."

 
어쩌라는거야...샹...
 

 
취업서류에 관한 편지답장만 받으면 그 뒤부턴 만사형통, 탄탄대로로 아우토반 달리듯 그냥 쭉 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나는 예상치못한 거절에(심지어 세 군데나...!) 잠시 아찔해졌다. 돈은 떨어져가고... 갑자기 앞 길이 꽉 막힌듯 하고... 지식시험을 치는건 아카데미 도움없이 혼자해야 되는 것 같아 무섭고...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반경을 넓혀, 아니 이렇게 된 이상 뭐 하나라도 걸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쾰른이 아닌 NRW주 내의 다른 지역에 있는 아카데미에도 미친듯이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 오..뭔가..어른같기도...? 여튼 스스로가 조금 기특하면서도 이런 상황에 처한게 한편으론 화가 나기도 하고...그랬다..

 
 
그리고 동시에, 먼저 연락했던 첫 번째 아카데미와 세 번째 아카데미에 또 다시 문의메일을 보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아카데미의 경우엔- 360시간은 그럼 여기서 진행하고, 나머지 부족한 시간은 다른 아카데미로 가면 안되나요? 등등 / 세 번째 아카데미의 경우엔- 1년 걸리더라도 상관없어요. 일단 수업을 진행하며 병원실습은 제가 다른곳을 알아보는식으로 하면 안되나요? 하며 절박한 마음으로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그리고 멀리있는 지역의 아카데미에는, 그 곳이 적응교육과정을 진행하는지 안하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냥 리스트에 써있기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지원신청 메일을 여러군데에 쫘악 돌렸다. 나는 미끼를 던졌고, 이제 걸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급속도로 정신이 피폐해지기 시작한 나는, 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남자친구와 햇빛을 쬐며 라인강변 산책을 다녀왔다. (이 친구와의 첫만남 스토리 또한 엄청나다. 추후 자세히 쓸 예정..!)
 
힘든내용만 담으면 글의 분위기도 함께 가라앉으니, 간만에 저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좌라락 올려보겠습니다 ^3^
 

끝내주는 날씨였다. 멋쮜게 포즈를 잡고 맥주를 마셨는데, 다시 보니 왠지 어색해보인다..ㅎ...

 

다가오는 봄, 쾰른 대성당과 함께하세요 ><! 남자친구가 찍은 사진이다. 예술계에 종사하는 그는, 감각이 퍽 좋다...부럽다

 
 

하하하하하 어떻게든 되겠지 내 인생~~~~~~~ 라인강따라 흘러가라~~~~~~

 
 
 

안냐세여~~~ 유럽 골목입니다~~~ 날씨가 넘 좋아서 저도 관광객모드로 찍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금요일이 지나고, 주말이 다가왔다. 그 사이 로버트 아저씨는 짧은 휴가와 출장으로 장시간 집을 비우셨었다. 메신저로 중간중간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저씨에게 내 상황을 조금씩 말해놓고 있던터라 아저씨가 집에 돌아오셨을 때 나는 이 문제들에 대해 바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아저씨는 일단 월요일이 되면 아카데미에 직접 전화를 해보겠다고 하셨으며, 나는 무한한 감사를 표한 뒤 조금은 진정된 마음으로 주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월요일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