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함부르크_Hamburg

11월 13일~16일 / 함부르크 및 근교 여행 - 3 (마지막)

지영(JiYeong) 2024. 11. 17. 11:40

*15일 금요일 : 트라베뮌데 해안가(Travemünde Strand), 뤼벡(Lübeck) 

 

여행 세번째날이자 마지막날이기도했던 15일 금요일. 하루 계획 중 제일 중요한건 오로지 바다를 보는것 뿐이었다.

아침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전 날과 같이 마트에 들러 빵을 먹은 다음 함부르크 중앙역으로 갔다. 우선 내가 갈 곳은 뤼벡이고, 해안가는 뤼벡에 속해있으며 20분가량 좀 더 위로 가야되는 곳이었다. 바다를 구경한 뒤 뤼벡 중심가로 다시 내려와 시내구경을하고 함부르크로 돌아오는게 이 날의 일정이었다.

 

 

쪼아!!!! 바다를 향해 가보자고!!!!

 

 

독일에 와서 기차나 전철, 버스를 타며 또 하나 신기했던건.. 자는 사람을 많이 못 봤다는 것. 특히 버스에서는 아무도 안 자더라...? 전철에서도 그렇고..? 다들 오래 안 타고 금방 내릴 사람들이었나? 예를 들면 30분정도 전철을 타야될 때 항상 나만 졸고있는것같아, 내릴때 쯤이면 괜시리 혼자 무안해질때가 많았었다. 그리고 이 날도 어김없이 나는 1시간동안 꿀잠을 자고 다시 깨서 졸다가 또 잠들기를 반복했다.

 

뤼벡역에 도착!

 

졸고 깨기를 반복하던 중,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르 내리고 안내방송에서도 '종착역에 도착했으니 모두 내리세요'를 말하고 있었다. 어라? 분명 이 기차의 종착역은 해안가역인데 왜 뤼벡에서 끝나는건가싶어 내려서 확인해보니, 여기서부터 해안가역까진 기차가 분리되어 한 개의 기차로만 운행되는 것 이었다. 사람이 많지 않으니 그런가보당.

 

그리고 분리된 기차는 10시 03분에 다시 해안가역을 향해 출발한다.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진정한 북쪽] 참고로 함부르크는 그 자체가 주이고 주의 도시다. 함부르크 주. 그리고 그 주의 주도도 함부르크. 나는 지금 뤼벡으로 향하고 있으니, 함부르크 주를 떠난것이고 뤼벡은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에 속해있어 기차에도 그렇게 적혀 있는 것이다. 독일 지도를 살펴보면 독일의 제일 북쪽에 위치해있음을 알 수 있다.

 

단단히 동여맸으니 다시 가보자고!!!

 

안내방송으로 뭐시기 뭐시기 '이케아'라길래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는데 진짜 그 이케아가 맞았다. 역 표지판 뒤로 보이는 푸른색 이케아 건물! 반갑구만!

 

바다...바다다!!!!!!!!바다야아!!!!!!!!!!!!!!!!!

 

 

쾰른에서 함부르크까지 4시간, 다시 함부르크에서 뤼벡까지 1시간, 그리고 뤼벡에서 트라베뮌데 해안가까지 20분. 총합 5시간 30분가량을 달려 드디어 바다에 도착했다. 한국에 있을때도 바다까지 가려면 조금 마음을 먹고 가긴 해야됐는데, 그래도 두시간이면 대천바다에 뚝딱 도착했단말이지! 그치만 여기선 무려 5시간이 넘게 걸린다니...!!!! 그래도 이렇게 겨울바다를 볼 수 있으니 정말 좋았다. 너무너무 좋았다아~~~!!!!

 

하늘은 여전히 흐렸지만, 오랜만에 드넓은 바다를 보니 마음이 뻥! 뚫린것 같았다.

 

항구가 있는 쪽엔 이런 배도 있었다. 이름은 Passat. 1911년부터 운송선으로 이용되었으며 1959년에 은퇴했다고한다. 왠지..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배 같아..!

 

 

크으으으으으 살짝 비릿한 바다냄새까지 모든게 너무너무 그리웠다!!!!!!!

 

해변 한 쪽엔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도 만들어져있었다.

 

 

그러고보니 하늘색이랑 바다색이랑 비슷한것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이 정말 맑았다. 해조류 낀 바위들도 오랜만이야!!!

 

한국에서 본 바다는 늘 맑았기 때문에, 흐린 바다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 나름대로 또 운치가 있었다. 뭐랄까.. 좀 더 센치해지는 느낌 ㅎ....?

 

 

아참, 북해인줄 알았으나 발트해였다 ㅎ 그러고보니, '바다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북해와 발트해가 만나는 곳으로 덴마크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밀도차이때문에 물이 서로 섞이지 않아, 양쪽의 물 색이 다른 곳이다. 나중에 꼭 보러가야지!

 

 

가까이 가도 날아가질 않는다.

 

 

파노라마샷을 만들어보기위해 최대한 수평을 유지하며 나눠 찍었다. 시야를 먼 바다로 던질때마다, 양 옆에 보이는 육지가 조금 거슬렸지만 그래도 물 멍을 때리는덴 문제가 없었다. 갑자기 강원도가 생각이며, 동해바다도 보고싶어졌다. 뿌이이이잉

 

 

하하하하 그치만 어쩄든 바다에 와서 기분이 넘무넘무 좋습니닥 캬캬캬캬캬

 

 

 

안녕하쇼. (카리스마)

 

 

오리들 사냥하는 모습 처음봤다. 귀여워ㅠㅠㅠㅠㅠ 몸의 절반을 물 속으로 다 넣고 다리만 저렇게 내놓는구나ㅠㅠㅠ귀엽다 귀여워

 

 

공기마저도 푸른 느낌이었다.

 

 

히히 ~바닷물이 진짜 맑았다.

 

 

혹시 저 끝까지도 갈 수 있는걸까 궁금했는데, 애초에 앞부분부터 못 가게 막아놨더라. 그리고 밟을곳도 없었당 ㅎ..새들만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었다.

 

 

이곳에 앉아 다시 물멍을 때리며 노래를 들었다.

 

 

배고파서 점심을 먹으러 왔다. 우리가 밥을 바탕으로 모든것을 반찬삼아 먹듯이, 여기는 빵을 바탕으로 모든 음식을 빵에 올려먹는것 같다. 이름도 피쉬브롯, 생선 빵! 그리고 코코아! 혹시나 비린맛이나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오 전혀...!!!!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오호. 아참, 훈제 송어구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맑은 하늘이 조금씩 보이고 있었다. 왜 또 내가 떠날때가 되니까...!!!! 맑아지려는거야...!!! (그치만 이것이 이번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맑은하늘이었다 ^^)

 

 

조금씩 하늘빛이 보이는데...! 왜....!! 구름 너 자꾸 하늘을 가리니...!!

 

 

처음엔 바닷가에서 대략 한시간정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무려 세시간을 이곳에 있었다. 내가 만약 바다근처에서 살았다면, 바다를 보고싶은 마음이 이렇게나 간절하진 않았겠지? 좋아할수록 거리를 유지해야 그 마음이 오래 가는걸까? 좋아하는 대상과 약간의 거리를 유지하는것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비결인걸까!?! 어려운것 같다. 사람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고, 좋아할수록 더 가까이 두고싶고 오랜시간을 함께하고 싶은데 말이지. 그나저나 챗GPT를 통해 사주를 볼 수 있다는 대만친구 E의 말을 듣고 나도 생년월일과 시간을 입력해 간단하게 사주를 봤다. 내년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나왔는데, 이제 그 범위가 넓어졌으니 나는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된다. 자 덤벼라. 대만어, 일본어, 독일어, 영어 그리고 또 뭘 배워야되나!!!! 프랑스어랑 이탈리아어도 배워야되나!!!!!! 어디에서 오든 다 상대해줄테니 덤벼!!!!!!

 

기념품 가게에 들려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맘같아선 다 사고싶었다 ㅠㅠ

 

나중엔 저렇게 배 모형도 사서 집에 두고싶다!!!!

 

 

트라베뮌데 역으로 돌아왔다. 13시 30분에 뤼벡으로 간다는 문구가 아예 역 건물에 박혀있닼ㅋㅋㅋㅋㅋㅋ당연히 시간은 계속 바뀌는데, 문구가 아예 저렇게 적혀있다는게 왠지 웃겼다.

 

 

기념품 상점까지 야무지게 들린 뒤, 나는 역으로 돌아와 뤼벡으로 향했다. 뤼벡은 한자동맹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한자동맹, 독일어로는 Hanse. 이름에 '한자 동맹' 이라는 뜻 전체가 다 담겨있다. 13~17세기 독일 북부 도시들을 중심으로 맺어진 무역 길드. 뤼벡이 그 중심지였다고하니, 뭐....진짜 그냥 어마어마했겠구나 싶다. 뤼벡역에서 내려 중심지로 향하다보면 동화에 나올법한 꼬깔콘 모양의 성이 나온다. 그리고 그 문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마을 투어가 시작된다. 아참!!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출처: 위키 백과)

 

 

안녕! 뤼벡!

 

중심지로 향하는 관문, 홀스텐 문. 카메라를 안 닦고 찍었더니 뿌옇게 나왔다 하하하핫

 

 

카메라를 닦고 다시 찍었다! 모야 완전 꼬깔콘 동화속으로 가는것같다!!

 

좋아! 가보자고!!!!!!!!

 

소금창고로 쓰였던 건물이라고 한다. 이름도 소금창고. Salzspeicher. 지금은 웃가게와 같은 상점가로 쓰이고있었다. 소금이 귀했던 중세엔 거래의 화폐로서 소금이 쓰였다고 하니, 엄청나게 중요한 건물이었겠다.

 

진한 갈색, 붉은 갈색, 갈색, 그리고 흰색까지. 건물의 생김새는 다른데 왜 조화로운 느낌이 들까 생각했는데, 서로 비슷한 색을 가지고 있어서였나보다!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제공하는 교회가 있다길래 찾아갔는데, 경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는 안내문구를 보았다 ㅠㅠ 지금 글을 올리며 다시 찾아보니, 교회로썬 운영되지 않으나 전망대로만 따로 운영된다고...? 아오!!! 진작에 찾아볼껄!!!!

 

 

하하하 그래서 다른 교회에 찾아왔지요! 마리엔 교회! 높이가 125m라고 한다. 우와..

 

우와... 뭐랄까... 수수한데 위엄있는 느낌..? 아니 이렇게 높고 거대한 건물에서 어떻게 수수함을 느끼는거냐고 할 수 있겠지만, 뭐랄까... 벽의 흰색,녹색,갈색 조합이 '어때? 나 짱이지?'하며 화려함을 과시하는 것 보단 '조용히하렴^^'하며 사람을 캄다운 시키는 느낌이랄까요...저도 제가 무슨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그랬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 파괴된, 이 교회의 종 이라고 한다. 파괴된 모습 그대로 전시해놓았다.

 

 

천장에 위치한 오르간을 보고 순간 헉..했다. 알고보니 유럽의 3대 오르간 중 하나였다고 한다. 저것 역시 전쟁중에 파괴되어 이후 복원시킨것 이라고.. (출처: https://m.blog.naver.com/jhi0115/221831059184)

 

 

부러진 14개의 십자가. 벽에 새겨진 연도를 보니 세계1차대전을 의미하는듯하다. 설명글이 적혀있는게 없어서 계속 궁금했다.

 

밖으로 나오며 다시 한번 찍었다. 정말 거대하구만..!

 

교회를 천천히 둘러본 뒤, 다음은 어디로 향할까 고민하다가 유명한 초콜릿 상점이 있다길래 그 쪽으로 향했다. 이름은 니더레거 (Niederegger) 초콜렛 상점! '마지팬'으로 만드는 초콜릿이라고 한다. 마지팬은 아몬드 오일에 설탕을 넣어 만든 반죽이다.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얏..! 맛도 생소했다. 가게 앞엔 마지팬으로 만든 공예품이 있었는데, 각각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도 적혀있었다. 자세하구만 후후~~ 아참, 초콜렛 고르다보니 내부사진을 찍는걸 깜빡했닼ㅋㅋㅋㅋㅋㅋ 그대신 여기서 유명하다고 하는 초코롤케이크 사진은 찍어뒀다!!

 

너무..달았고..어느정도였냐면...김치찌개를 생각나게하는 당도였다... 절반을 간신히 먹고 카운터로 가져가 포장을 하고싶다고 말을 하려했는데, 센스있는 직원분이 다가오는 나를 보더니 카운터에서 주섬주섬 포장용기를 꺼내고 계셨닼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나는 김치찌개를 파는 한식집을 향해 이동했다 ^^

 

마지팬으로 만든 과자집!!! 80시간이 걸렸다, 몇십시간이 걸렸다 등등.. 간단한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아참, 한식집으로 가는길엔 뤼벡 대성당이 있다길래 들려야겠다싶어 그 쪽으로 먼저 향했다.

 

거리를 넓게 찍기위해 나눠서 찰칵!!! 저기 뤼벡 대성당이 보인다.

 

 

벽돌양식의 건물이 정말 멋지군요.. 100점 만점에 1000000점 입니다!

 

 

내가 도착했을때쯤엔 거의 문을 닫기 10분전이라, 바깥에서만 둘러보았다.

 

그리고 성당 앞엔 이런 호수도 있었다. 사람들이 뜰채?같은걸 가지고 물을 휘휘 젓고 있었는데, 뭐였을까...?

 

뤼벡 대성당의 다른쪽 모습. 다음에 만나욧!

 

그리고 독일에 도착한지 세달만에 정말 찐 한식집에 들렸다. 김치찌개 미쳤다 얼마만이야... 한국에선 집에서 먹을때외엔 바깥에선 별로 먹은적이 없었던 김치찌개였는데... 여기서 3만원이나 주고 먹게되다니 하하하하하하 그러나 김치가 정말정말 많이 들어있었고, 두부도 정말 맛있었기에(독일 두부는...별로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맥주는 Alsterwasser. 사실 라들러와 같은 레몬맛 맥주인데, 여기선 알스터호수가 유명하기에 알스터의 물이란 의미로 저렇게 부른다고 한다.

 

 

저녁으로 김치찌개까지 야무지게 먹고 나니 바깥은 더욱 어두워져 아예 밤이되어있었다. 그러나 시간은 아직 오후 다섯시였구요 하하하하하~~~ 겨울로 갈수록 해가 (심각하게)짧아지는 이 나라는, 그대신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들이 어둠을 밝히고있어 그 빛으로 긴 겨울밤을 지내는것 같다. 따라서 내가 다음으로 갈 곳은?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크리스마스 용품점 들리기~~!!!

 

 

이 외관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건 유죄다!!!!!!!!!!!

 

 

이거 그대~로 집에 다 가져가고싶네요..

 

 

미쳤어어어어어어!!!!! 너무예쁘잖아!!!!!!!!!!!!!! 빨리 집 돌아가서 우리도 트리 꾸미자고 얼른 꾸미자고 아저씨를 닥달해야겠어!!!!!!!

 

히히 오늘 하루종일 모자쓰고다녔더니 머리가 간지러웠당

 

 

이렇게 여러가지 색의 양초도 팔고있었다. 크으..

 

 

그 다음으로는 차를 판매하는 가게에 들렸다. 사실 이 찻잔들이 너무 예뻐서 홀리듯이 그냥 들어왔다.

 

 

정말 여러종류의 찻잎과 찻잔과 기타등등이 있었다. 그리고 공기가 되게 달콤했는데, 물론 모든 향이 섞인것이겠지만 그래도 독일어로 한번 말이나 해보자싶어, 점원에게 "이곳의 달콤한 향은 무슨 차 인가요?" 하곸ㅋㅋㅋㅋㅋㅋㅋ물었고, 점원은 웃으며 "어휴~ 뭐 여기 다 찻잎이라.. 몰라요~" 하며 대답해주었다. 눈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바깥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녕 뤼벡!! 또 보자!!!!

 

15일 하루도 알차게 보낸 뒤, 숙소로 돌아와 재빠르게 씻었다. 그리고 일기를 올리기위햌ㅋㅋㅋㅋㅋㅋ세시간 가량을 노트북앞에서 보냈다. 나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줬던 함부르크 여행. 진작에 여행을 떠날껄. 일기가 끊겼던 한 달중에서 대략 2주가량을 향수병으로 우울하게 보냈는데, 그 원인 중 상당부분은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다'가 차지했었다. 한국에선 심심할때면 없던 이벤트도 만들어 혼자서도 재밌게 보내곤 했는데, 지금은 외국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조금은 의기소침해지고.. 그러다 조금씩 주눅들다보니 결국엔 나의 시선이 바깥이 아닌 내면으로, 자꾸만 안으로 파고들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늘어났으며, 그 마지막엔 항상 '한국이었다면...한국에 있었다면..'하며 한국과 비교하는걸로 이어졌고. 그런 생각은 다음날 아침까지 넘어와 다시 하루를 점령하곤했다. 결국 한국행 비행기 티켓까지 끊고나니 '아 잠시만 나 지금 뭐하는거지? 돌아가는건가 진짜로? 잠깐만..좀 아까운데..?' 하며 그제서야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런걸 보면, 결국엔 사람 사는건 다 똑같고 뭘 하든 어디에 있든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냐에 따라 달라질 뿐인 것 같다. 그치만 아직 나는 젊으니까, 이제 막 서른인데 저런 마인드를 제일 앞에 두기엔 삶이 조금 아깝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결국 다시 일어나! 사서 고생을 하기위해 또 떠나는 것이닼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각자의 시간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 그렇다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밖엔 없는데, 그건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건, 지금 할 수 있는건 누려보는 것. 내가 선택하고 시작한 독일에서의 생활을 책임감있게 이어나가며 여기에서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누리는 것. 그러다보면 어느순간엔 또 깨달음을 얻는 때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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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 훠궈 조지기. (Hotpot이라고도 한다.)

 

하하하하 여행의 끝은 역시 음식이지!!!! 함부르크 여행은 16일 오전에 함부르크 중앙역을 떠나며 막을 내렸지만, 쾰른으로 돌아온 나에겐 아직 신나는 일이 남아있었다. 그건!!!! 바로바로!!!! 대만친구들과 훠궈 먹으러 가기!!!! 예에!!!!!!!!

집에 돌아와 빨리 짐을 풀고, 정리를 하고 빨래를 돌린 뒤 잽싸게 널기까지 완료!!! 그리고 다섯시 반에 나를 태우러 온 대만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그들과 함께 뒤셀도르프로 떠났다. 매번 나와 놀아주고 챙겨주는 대만친구들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ㅠ_ㅠ (En, siehst du jetzt das? immer ganz vielen Dank bei euch!) 

 

체인점인데, 사람이 진짜진짜 엄청나게 많았다. 옆에서 메뉴를 고르고있는 En의 손가락 등장!

 

 

 

매운맛(1단계인데도 색깔이...) 과 안매운맛 반반! 주문한 속재료가 나와 바로바로 넣었다. 흐흐흐 얼마만의 훠궈야~~~ 너무너무 먹고싶었다구~~~

 

칭따오도 진짜 오랜만이다. 캬아아아아아아

 

한국에선 훠궈 매운맛을 먹어본적이 없는 나였지만, 여기에선 한번 도전해보았다!!! 왜냐면!! 이미 주문을 했으니까!!! 하하하하!!! 한국에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매운맛을 먹어줬기에 나는 마음놓고 안매운맛을 먹곤했는데, 여기선 나 뿐이니 내가 매운맛 담당이 되었닼ㅋㅋㅋㅋㅋ그런 내가 안쓰러웠는지 대만친구 C는 "지영,여기 안매운맛쪽에 있는것도 먹어. 매운거 안 먹어도 돼"하며 다독여주었다. 그치만 또 맛있었기에!! 그리고 남기면 자기전에 생각날것 같았는데, 역시나.. 일기를 쓰고있는 지금,(새벽 3시 30분^^) 다시 훠궈가 생각난다.

 

훠궈를 대만친구들이 계산해줬기에ㅠㅠㅠㅠㅠ디저트는 내가 사고싶어, 또 마침 시원한게 당겼던 나는 "빙수먹으러 가자!!"를 외쳤고 대만친구들의 안내에 따라 일본식 디저트가게에 왔다. 막상 와보니 빙수를 먹기엔 조금 무리였고, 그대신 나는 말차 아이스크림과 대만 친구들은 붕어빵을 택했다. 우리가 가게에 나란히 앉아 먹고있으니, 점점 뒤로 손님이 늘어나 결국엔 줄을 서는게 보였다. 알고보니 여기 유명한 곳이라고..!

 

 

으히히 식후 디저트배는 또 따로있지!

 

 

이렇게 오늘 하루도 끝이 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대만친구들에게 그동안 얻어먹은걸 갚기 위해서라도 나는 여기서 반드시 취직을 해야된다고. 마음이 또 약해질때마다 이 순간을 되새겨야지. 나에겐 빚이 있어!!!!!!!!첫 월급을 타면 대만 친구들과, 집주인 아저씨 그리고 아야카에게 맛있는걸 대접해야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