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쾰른_Köln

8월 17일 토요일 / 쾰른 여행 / 누가 독일 노잼이라고 했냐 -1

지영(JiYeong) 2024. 8. 18. 07:03

오늘 쾰른 여행기를 적다보면 분명 글 하나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엄청난 하루였기에.. 이 흥분이 사라지기전에 남겨놓고자 노트북을 켰다!! 지금 시계는 밤 11시(한국은 지금 아침 6시)를 향하고 있고, 다 적고나면 한국시간으론 '잘 잤어?' 하며 아침인사를 나눌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히히!
 
+ '잘 잤어?'하다보니 갑자기 생각난 에피소드 : 저녁식사 중, 집주인 아저씨(이름이 Robert라서 이제 로버트라고 부르겠음!)가 한국말로 아침인사는 무엇이냐길래, "한국어에도 독일어처럼 존칭과 비존칭이 있어요"하곤 “비존칭으론 '잘 잤어?' 라고 해요. " 하며 알려주자 그대로 잘 따라하셨다. 그러더니 존칭도 궁금하다 하시길래, "존칭은 좀 더 길어지는데, '안녕히 주무셨어요?' 라고 해요" 하자 바로 로버트 표정이 '으에에에???'하는 얼굴로 변해있었닼ㅋㅋㅋㅋ
 
+ 독일어에도 비존칭인 dutzen(둗첸)과 존칭인 siezen(짇첸)이 있다. 처음본 사이면 우선 존칭을, 그 다음부터 서로 친해졌다 싶으면 비존칭을 쓰는 느낌이다. 근데 장소에 따라서도 달라지는것 같긴 함. 오늘 화장품 가게에 들렸는데, 점원이 나에게 파운데이션 테스트를 해주겠다고 이것저것 말을 걸어왔는데 dutzen을 쓰더라.
 
+ (수정) 또한 독일 병원에선 간호사-간호사, 간호사-의사간에 다 dutzen을 쓰고 간호사-그 외 직종 및 간호사-환자간엔 siezen을 쓰고 있다. (출처: 유튜브 / 독일간호사 J - 공항역으로 마중나와주신 그 선생님 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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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7일 토요일 / 오전 7:20~
Samstag 17. August 2024 / der Vormittag um 7:40 Uhr ~ 
(독일에선 날짜표기가 우리나라와 정반대. 요일부터 적어나간다. 헷갈리는 지점이지만 익숙해지도록 노력중!)

아침 조깅시의 풍경 & 이후의 아침 식사! (이 때 단어장을 작성하고 있어서 좀 오래먹는 바람에 아점이 되어버렸다) 과일킬러인 나로선 이곳의 저렴한 과일가격에 아주아주아주아주 만족해하며 먹고 있다. 특히 저 납작복숭아는 진짜 저렴함! 가격은 까먹었다.. 여기는 오른손에 나이프, 왼손엔 포크를 쥐고 식사를 하더라.. 그래서 나도 왼손으로 포크를 잘 사용해보기위해 노력중이다 ㅠ_ㅠ~

 
어제 저녁에 '난 내일 조깅을 하겠어!'하면서 으름장을 놓은것도 있고, 너무 오래동안 달리기를 쉬었기에 오늘은 간만에 달려보자! 하며 나왔다. 그러나 독일 날씨가 으레 그렇듯, 문을 열고나니 나를 반기고있는 부슬비 ^^~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은 이런 날씨에 다들 적응이 되어있다보니, 웬만한 폭우가 아니고서야 다들 그냥 우산없이 걷고 & 강아지와 산책하고 & 자전거를 타며 & 달리기를 한다. 덕분에 나도 부끄러움없이 신나게 뛸 수 있었다. 부슬비를 맞으며 뛰는것 나름대로 운치가 있더라~~!! 뛰다보니 빗줄기는 더 약해져 있었고, 구름 사이로 조금씩 파란 하늘이 보였다. 오늘도 역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아침입니당 ^3^~' 하면서 폭풍인사를 날렸다.
 

 
산책하는 강아지가 정말 많은데,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성에 나오는 그 삽살개..? 같이 다들 비슷하게 털이 축 늘어져있어 마치 대걸레를 엎어놓은 듯하게 생긴 친구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조금 귀여웠던게, 사람이 드문 농경지다보니 강아지 목줄을 안 채우고(대형견은 아니었음!)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 중 한 강아지는 먼저 앞서 걷다가 뒤돌아보곤 천천히 오고있는 주인을 되려 기다리고있었다. 
 
내가 살고있는 이곳은 대도시 쾰른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작은 마을이라 농경지가 엄청나게 넓다. 조깅이 끝난 뒤 농경지 사진을 엄마에게 보여주자, 전부 사람이 먹는 용도냐며 궁금해하셨고 나도 같이 궁금해진탓에, 나중에 로버트에게 '여기 밭이 정말 넓은데, 이 농작물들은 사람을 위한건가요 아님 동물을 위한(사료)건가요?'하며 물었더니 '사람, 동물 둘 다를 위한 거야~'  하며 말했다. (이 땐 쾰른 중앙역으로 가기 위한 전철역에 나를 태워다주는 길 이었음!)
 
이후 집으로 돌아와 씻고 아침을 먹으며 단어장을 정리하던 중, 로버트가 오늘 일정은 따로 없고 그냥 각자 쉬기로 했다며 원한다면 쾰른에 다녀오라고 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 생겨 갑자기 들 뜬 마음에, 마저 단어를 정리하고! 호다닥 아침을 먹고! 간단하게 짐을 챙겨 쾰른으로 향했따~ (쾰른 중앙역으로 가기위해선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두 정거장을 간 뒤 - 내리면 나오는 전철역에서 전철을 타고 다섯정거장 정도를 더 가면 쾰른 중앙역이 나온다. 로버트가 마침 차를 태워준다하여 전철역까지 타고 간 것이었고, 이 때 농경지 질문을 했음ㅎ / 그리고 이 전철역이, 나의 독일도착 첫 날 로버트가 마중나왔던 그 곳!)
 
전철역까지 오는동안 로버트는 이 곳 지리와 버스정류장 위치를 한번 더 알려주었고, 돌아오는길의 버스와 전철은 어떤걸 타야되는지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로버트에게 너무너무 고마웠다. 
 
여튼, 전철역에 도착한 나는 '캬캬 저번에 한번 와봐서 익숙하다고오~~' 하며 자신만만하게 역 계단을 올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