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8일 / 바이에른주로 여행을 떠나욧 4 (뮌헨-쾨니히 호수-밤베르크) : 쾨니히 호수 Königssee
지영(JiYeong)2025. 5. 21. 07:15
5월 5일 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게스트하우스 체크아웃을 하고 부랴부랴 짐을 끌며 드디어 쾨니히 호수로 향했다.
그러나 날씨가... 비가 오고 구름이 잔뜩 껴있어서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ㅠ_ㅠ.. 그렇다해서 호수가 사라지는건 아니니까요!!
쾨니히 호수는 왕의 호수라는 뜻으로, 독일의 동남쪽 쩌어어어어 맨 아래에 위치해있다. 베르히테스가덴이라는 지역의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천연 호수다. 바로 옆은 오스트리아. 대중교통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엔 오스트리아 일정도 짰었으나, 음... 시간과 비용이 무리일듯 싶어서 그냥 호수근처에 얌전히 머무르기로 했다 ^-^ 어쨌든, 이전에 같이 지냈던 세입자친구 A에게서 이 곳의 아름다움에 대해 익히 들었기에... 날씨가 좋든말든 일단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독일 전국에서 통용되는 교통권을 사용중이다. 다만 고속열차는 못 탄다. 이건 일반 열차! 한국으로치면, 무궁화 호...? 새마을 호..?
비가오는 왼쪽과, 그친 뒤인 오른 쪽. 진짜 구름 가득이야~~
중간에 한번 갈아타고, 조금 더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덧 창 밖으로 빽빽한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왔다는 것!!!
그리고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 중간에 나는 캐리어에서 니트를 꺼내 한번 더 껴입었다. 독일은 남쪽에 알프스산맥이 위치하기에,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춥다곤 했는데... 진짜... 추워따....
숙소에 짐을 푼 뒤, 다시 나왔다. 여기서 왼쪽으로 쭉 내려가면 호수로 향하는 선착장이 나타난다. 나는 우선 너무나도 배가 고팠기에... 바로 앞에 보이는 간이식당에 들어가 프레첼과 핫초코를 주문했다.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 총총총총 선착장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맥주병따개 키링을 샀닼ㅋㅋㅋㅋㅋㅋ마트나 키오스크(매점)에서 병음료를 사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마시기 위해 언제어디서든 병따개가 필요함을 최근에야 느꼈기때문..!!! 물론 마트와 가게마다 병따개가 있긴 하다.
선착장에 도착해선 미리 예매해둔 배 표를 보여주곤 어느 선착장으로 가야되는지를 물었는데, 묻고나니 민망했던게 한 개의 선착장만 운영중이었다 ㅎ... 1번 2번 3번 중에서 1번 선착장만 사람들이 이용하고있었음... 그리고 시간도 굉장히 세세하게 쪼개져있는데, 이것도 사실 의미가 없는게 그냥 사람들 모이면 출발하는식인것 같았다. 예매한 시간보다 10분정도 일찍 왔는데, 걍 타라더니 그대로 슝~ 출발했기때문 ㅎ..
이건 사실 돌아오는 배에서 찍은 사진이당. 가는길에 찍은 배 내부 사진엔 사람이 너무 많아, 얼굴들이 짱 많이 찍혀서 그냥 이 사진으로 대체 ^^~~~
나는 잘렛 선착장까지 가는 배 표였고(더 아래로 내려가야됨), 중간지점인 바톨로매 성당(그림 속 빨간지붕)까지만 가는 배 표도 있다. 물론 나도 중간에 내려서 잠시 구경하고 다음 배를 타거나 할 수 있다.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나는 배에서 내려 잠시 이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내려서, 한번 뒤돌아 찍은 사진. 크아.. 비가 계속 오고있었기에, 사람이 없어 주변풍경에 집중하기가 수월했다.
조금 더 가까이서 찰칵! 오른쪽 까만 건물은 식당이었다. 성당 내부는 정말 작았다. 아무도 없었음 ㅎ...!! 내부사진은 안 찍었고, 그냥 잠시 앉아있다가 나왔따. 그나저나 구름이 없었으면 진짜 더 장관이었을텐데 말이지 ㅠㅜ
성당쪽에서 바라본 모습 좌측의 나무건물은 선착장 사람들이 실내에서 기다리도록 만들어놓은 건물이다.
잘렛 선착장으로 향하는 대기장소. 많이 추웠따 크흡 ㅠ_ㅠ!!!
내부에서 바깥 선착장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곧이어 다른 배가 왔고, 나는 서둘러 내부로 향했다.
조금 더 가다보면 나오는, 드디어 나오는!!! 잘렛 선착장!!!! 그 뒤로 보이는 구름에 덮힌 산은 바로바로 알프스 산맥이랍니다!!!!!
아니.. 에메랄드빛 물 부터 시작해 저 늠름한 산맥좀 보세요... 미쳤다.... 이 풍경을 쌩 눈으로 보면서, 가장먼저 든 생각은.. '라섹하길 잘했다...' 였다. 안경이나 렌즈없이 광명을 되찾은 두 눈에 이 절경을 담고 있다는 희열에 가득찼었다.구름이 거슬리긴 하지만... 뭐 어때... 지금 이 순간만으로도 미쳐버리겠는걸 ㅠ_ㅠ..!! 저 멀리 배가 또 오고있었다. 이 순간에도 비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나는 잠시 그치길 기다리는 마음 + 여기에 좀 더 머물고싶은 마음으로 선착장에 30분은 앉아있었다.
ㅎ ㅏ.. 나중에 날씨 좋을때 또 와야겠다..
자!! 이제 움직여볼까!!! 나는 Obersee, (해석하면 위쪽 호수) 오버제로 향하는 계획이 있었기에, 너무 늦지 않게 다녀와야겠다싶어 다시 일어났다.
명이나물을 알아버린뒤로, 모든 풀이 나물로 보이는 현상잌ㅋㅋㅋㅋ진행중이다. 얘는 고사리아닌가!!??
미쳐버리겠는 풍경 한번 더 봐주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알프스산맥이 마치 쏟아질 것 같았다. 산 아래부터 여기까지 펼쳐지는 저 완만한 언덕평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을 직접 보다니ㅠㅠㅠㅠㅠㅠ내내 감격스러워, 이게 추워서 훌쩍이는건지 뭔지 헷갈릴 지경이었따. 흐엉
진짜 온갖 숲속친구들 다 만날것만 같은 이 자태를 보세요. 비가 와서 더 푸르른 느낌!!.
한 발자국 가서 찍고, 또 다시 한 발자국 가서 찍고... 빨리걷기 어떻게 하는건데!!!!!!어떻게 빨리 걸을 수 있는건데!!! 그러나 너무 흥분되는 마음에, 핸드폰을 너무 빨리 움직이며 찍어버렸다 ㅎ..
가방 맨 다람쥐가 왠지 오도도 달려와서 반겨줄것만 같은 이 풍경..
제주도의 비자림 숲이 떠올랐다. 자연은 언제나 대단해...
조금 더 걷다보면 어느덧 오버제 호수 도착!!!!! 덩그러니 놓여있는 나무집? 등장. 날씨 좋을땐 열려있으려나..? 잘렛 선착장에 오면, 오버제까지 걸으며 자연을 구경하는게 좋다는걸 어느 블로그에서 봤었기에 그대로 따라 간 것이다. 감사합니다...
아하하하하 사람이 없으니 원하는만큼 사진을 찍을 수 있지롱~~~ 혼자서도 잘놀아요~~~
그리고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의문의 숲 길.. 오호.... 안 가볼 수 없지..? 출발합니다여!!!!!!! (도착지가 어딘지는 이제 모름 ㅎ)
하하하하 허리가 이때부터 조금씩 고장나기 시작했지만, 일단 가보자고!!!
정신없이 걷다보니, 좌측 중간쯤 왠 오두막집이 덩그러니 서 있는걸 발견했다. 좋아, 저기까지 가는거야!!!! 난생처음 우중산행!! 가보자고!!!
돌계단이 꽤나 미끄러웠지만, 무사히 올랐다. 아니근데 이정도로 가파를지는 몰랐는데 ㅎ.. 긴 치마를 입고왔지만!! 더 씩씩하게 가봅니다!!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가다가 옆을 돌아보면 또 기가막히는 호수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지.
거의 다 왔다...! 저 멀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반가워요 ^-ㅠ...
뜻밖의 우중산행을 시작한 나는, 40분정도를 걷다가 평지를 만났다. 거의 다 왔어..!!
앞으로 나아가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이 사진을 각각 올릴까하다가 일단 파노라마처럼 연결해서 올립니다. 그러나 한 장씩 클릭해서 봐주세요ㅠㅠ 대박이야..
도착한 시점에서부터 다시 찍었다. 이쯤되니 구름도 그냥 이 풍경의 한 조각이다. 없으면 오히려 서운했을지도!!!!
저 위까지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 상태에서 더 갔다간 나는 이 호수에서 잠들것만 같아, 그냥 여기까지 와 본걸로 만족하며 열심히 사진이나 찍어댔다. 그러나 다음엔 꼭 더 들어갈거야 ..!!! 더 깊이 들어가면 폭포가 있다는 이정표를 봤기 때문!!!
그냥 컴퓨터 바탕화면 아닌가요..?
그러고보니 이렇게나 밝은 연두색으로 덮힌 넓은 평야를 내가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그리고 곧이어 에메랄드빛 호수와 이어지고... 뒤엔 진짜 당장이라도 쏟아질것만 같은 알프스 산맥. 이 곳에선 왠지 좋은 기운을 잔뜩 받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하하하하하하 피곤해도 셀카는 필수야!!!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다시 1시간을 걸어 선착장으로 돌아가봅시다!!!
오버제 호수를 나와, 다시 숲을 빠져나오며 거의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쯤 괜히 아쉬워 또 찰칵..
안녕 ㅠㅠ 다음에 또 만나자!!! 다음엔 맑은 날에 올게!!!
마을로 돌아온 나는, 버스를 타고 조금 더 시내로 들어왔다. 100년넘게 운영중인 식당이 있다하여 들어갔고, 그 곳에서 맛 본 맥주는...진짜...와씨......이때부터 나의 '바이에른주 맥주' 찬양은 시작되었다. 진짜 핵 맛있어 진짜 그냥 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 맛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맥주가 너무 맛있어요!!' 를 외치며 쌍 따봉을 날렸다. 나는 이 곳의 맥주와 사랑에 빠졌어...후.... 알록달록 파스텔 색깔의 예쁜 집들을 지나,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마트에 들러 납작복숭아와 맥주 한 병을 산 뒤, 숙소에 돌아가 뜨끈한 물에 몸을 녹이고 냠냠냠 맛있게 후식을 먹었다. 이 날은 얼떨결에 2시간 넘는 트래킹을, 그것도 빗 속에서 다녀왔다. 안 그래도 등산을 하고싶은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던 차에, 이렇게 가볍게(?) 다녀오게되니 그저 신날따름, 히히!!!! 알프스 산맥을 이렇게나마 가까이서 보고 나니, 언젠간 겨울에 꼭 스위스에 가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어마무시하게 비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의 스위스!!!!! 꼭 한번 가봐야겠어!!!!!!! 몇년 전, 초여름에 제주도 한라산을 등반했고 보은에 있을땐 가을단풍이 한창인 속리산을 봤다. 이번엔 비를 맞으며 우중산행을 다녀왔으니, 남은건..설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