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Alltag am Samstag, den 31. August
오늘은 기필코 집에 있으리라 다짐했으나, 역시나 날씨가 너무 좋았기에^^ 저번에 가려했던 영화관을 오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빠르게 씻은 다음, 요즘 푹 빠져있는 '눈부신 안부'를 이북리더기로 읽으며 아점을 먹고 후식타임을 가졌다. 한국어로 된 책이나 영상은 최대한 나중에 보려고 다짐했었는데, 안되겠더라...ㅎ... 한글을 멀리할수록 오히려 더 그리워졌다.
나중에 내 집이 생겨, 거실을 꾸밀 때면 꼭 따라하고픈 부분들을 이 곳에서 많이 발견한다.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과일을 놓아두는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냥 올려놓는게 아닌 예쁜 접시에 담아 마치 조형물처럼 두는 것. 또는, 토마토(식재료에 잘 쓰이고있어, 늘 채워놓는다)도 그냥 구석 한 쪽에 두는것이 아닌 거실 선반 위에 역시 예쁜 접시에 담아 인테리어처럼 놓아두는 것. 이렇듯, 이 곳의 사소한 일상 속 모습들은 나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온다. 이런 순간들엔, 마치 내가 유학생이되어 이 나라의 좋은 모습들을 배우러온듯한 상상에 빠지게 된다. (유학이 꼭 대학에 국한된게 아니라면, 사실 지금 유학중인거나 다름없지 뭐~~)
옴뇸뇸 과일을 먹으며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던 중, 기침하며 올라오는 로버트 아저씨가 보여 "guten Morgen!" 하고 인사했다. 어제 회사의 여름축제에서 술을 진탕 마시곸ㅋㅋㅋㅋ(얼굴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돌아와 늦게 일어난 로버트 아저씨는, 최근 저녁마다 약속이 있어 늦게들어오는 바람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침인사 다음으로 "lange nicht gesehen"하며 '오랜만에 본다아~~~'를 덧붙이자 "에헤헤" 하고 웃으셨다. 그러더니, "아...어제 새벽 세시 반에 들어왔어.. 그리고 내가 안경이랑 열쇠를 잃어버렸지 뭐야.. 새벽에 문 앞에 서서, 자고있는 J에게 전화했더니 다행히 받더군! 그래서 들어올 수 있었어 휴~"하며 밤 사이 다사다난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셨닼ㅋㅋㅋㅋㅋ그러곤 어제 파티에서 술을 엄청나게 마셔서 오늘 너무너무 힘들다며, 원래 오늘 저녁에 또 일정(동료남편의 생일파티)이 있으나 거긴 못가겠다고 덧붙이셨닼ㅋㅋㅋㅋ 나에겐 오늘 무슨 계획이 있냐 묻길래, "오늘은 영화를 보려고요!"하며 저번에 J(아저씨 아들)가 추천해준 영화관과 그 경로를 아저씨에게 보여줬다. 마침 아저씨는 "아! 내가 열쇠랑 안경을 잃어버린곳도 여기 역이야. 지영 몇시에 출발할거야? 괜찮다면 가는길까지 같이 가자"하며 잃어버린 소지품을 찾으러 여정을 떠나야됨을 알려주셨닼ㅋㅋㅋㅋ
+참, 독일의 해장방식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한국에선 술마신 다음날 숙취해소로 토마토주스를 먹기도 한다고 말을 하니 아저씨도 고개를 끄덕이며 '독일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음.. 아! 부드러운 수프를 먹기도 해'하며 이야기해주셨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길에 아저씨가 장바구니?같은 종이봉투를 꼬깃꼬깃 접어 가지고 있는걸 발견하여 이게 무엇인지 물으니 "아 이거~? ㅎㅎ..나 속이 안좋거든. 그래서 가다가 토할것같으면 여기에다가 하려고" 하시는게 아닌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서 한참을 소리내어 웃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오늘 일기에 반드시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저씨에게 "오늘 이 내용들 일기에 올려도 되나요?" 하니 "당근이지~ 근데 너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보곤 '지영아 당장 돌아와 거기 뭐야? 이상해 돌아와!!' 하면 어떡햌ㅋㅋㅋㅋ" 하셨닼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아저씨의 차는 어제 저녁, 영화관 역으로 가는 중간역에 세워놓았기에, 영화관 역에서 안경과 열쇠를 찾은 뒤 다시 돌아오는길에 차를 마저 찾을 예정이었다. 근데 어제 밤 아저씨는 왜 회사가 있는 쾰른 중앙역이 아닌, 그보다 한 정거장 전인 영화관 역에서 안경과 열쇠를 잃어버린걸까? 문득 궁금해져 이에 대해 물어보니, "아..ㅎ... 거기 역 벤치에서 자고있었엉..ㅎ..그러다 눈을 떴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아온거지 ...ㅎ" 하셨닼ㅋㅋㅋㅋㅋㅋㅋㅋ아저씨~~~~너무 웃겨서, 오늘 말하신 내용들 다 적고있씁니다 으헤헤헤~~~~~
그렇게 아저씨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어느새 영화관 역에 도착해있었다. 아저씨는 스스로에게 행운을 빌었고, 나도 그런 아저씨에게 행운을 응원하며 헤어졌다. 5분정도 지났을까, 메신저가 띠링~ 울려 확인하니 '찾았다!!!!'하며 안경괔ㅋㅋㅋ열쇠 사진을 보내주셨닼ㅋㅋㅋㅋ다행히 아무도 안가져갔구나. 다행이다!!!! 나도 같이 안심을하며, 마저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옮겼다.
영화내용을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포스터부터 가족 코미디 느낌을 주는 영화였기에 무난하게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며 들리는 단어가 많길 기대했으나, 음 역시나 아직은 무리. 더욱 공부해야겠구만 히히히~~~~
이후 돌아오는 길엔 또다시 배가 출출해져, 빨리 집가서 밥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서둘렀으나- 역시나 순탄하게 풀릴리 없지. 내가 타려했던 전철이 연착되고 사라지는 바람에^^ 다른 교통편을 찾고 또 찾아, 예상보다 40분 늦게 집에 도착했다. 오는 길엔, 이 상황을 설명할 말을 사전과 챗GPT를 통해 찾으면서 왔다.
"Die S-Bahn hatte die Verspätung, also hatte ich Mühe, nach Hause zu kommen"
-> S전철이 늦어져가지고 집에 오는데 애먹었어ㅠ_ㅠ
이 표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걱정했으나, 챗GPT가 알려준 문장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아하... 앞으로 복잡한 문법을 생각하지말고 그냥 일단 단순하게 문장을 만들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었다. 내일 일요일은 드디어 집집마다 플리마켓이 열리는 날! 우리집은 로버트 아저씨의 딸과 아들이 애기때 입었던 옷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날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흐흐
'출국 후 > 쾰른_Köln'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5일 목요일 일상 / 중고자전거를 샀다! (2) | 2024.09.06 |
---|---|
9월의 첫번째 일요일 : ein Flohmarkt! (4) | 2024.09.02 |
8월 30일 금요일 일상 (10) | 2024.08.31 |
8월 24토요일&일요일: 풀하임의 일상 -1 / der Alltag von Pulheim am Wochenende (1) | 2024.08.26 |
8월 15일 목요일 & 16일 금요일 / 새로운 가족의 등장 - 1 (4) | 2024.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