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간결산!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당 ~_~ !

드디어 B2 텔크 어학시험을 12일 토요일에 끝내고! 14일 월요일엔 병동 견학까지 해치웠다. B2 시험은 읽기+듣기+쓰기의 지필시험과 말하기의 구술시험을 나뉘는데, 각각 지필시험 / 구술시험을 따로 신청하여 시험을 볼 수도 있다. 부분합격자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 쳤을 때 둘 다 떨어졌었기에 ^^~~~ 둘 다 다시 봐야됐고 ^^~~~ 지필시험 난이도는 그리 어렵진 않았다. 쓰기도 왠지 무난무난하게 점수를 받을 수 있을것 같았고, 다만 듣기영역이 좀 .. 걱정되긴 하는군.. 어쨌든, 구술시험의 경우엔 세 가지 테마로 구분되는데, 첫번째는 독백(발표) - 두번째는 상대와 토론하기 - 세번째엔 상대와 상황극하기로 나뉜다. 많은 사람들이 두번째 단계인 토론을 힘들어하는데, 나 역시 토론하는게 제일 떨리고...크흡....어버버거리고...어려웠다 ㅠ_ㅠ 엉엉... 몰라 그래도 옛날에 한국에서 시험쳤을때보단 훨씬 더 많이 말했으니... 중간점수는 나오겠지 ㅎ... 나의 목표는 고득점이아닌, 합격 커트라인만 넘기면 되는 것...
4월 초부터 쾰른은 벚꽃과 자목련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19일인 오늘, 지금은 벚꽃옆으로 푸른잎도 같이 나오고있당) 한국에선 목련을 먼저 봤었는데, 여기선 둘 다 비슷하게 피어나는가보다.(어쩌면..이 또한 기후위기...!?) 어쨌든, 온 세상이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쾰른의 첫 봄을 만끽하는 중이다.
독토리 선생님과 연락 중, 선생님께서 Bonn으로 벚꽃구경을 가신다는 말을 듣곤 나도 왠지 가고싶은 마음이 들어, 남자친구와 함께 간단하게 짐을 꾸려 Bonn으로 향했다.


독일엔 겹벚꽃이 많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 정말 팝콘같이 알차게 피어있었다. 내가 다녔던 어학원 근처엔 일반 벚꽃이 많았는데, 여기 본은 정말 겹벚꽃 맛집인듯하다. 정말정말 예뻤다. 종종 바람에 벚꽃잎이 떨어지며 흩날리곤 했는데, 마치 만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리고 12일 토요일, 시험이 끝난 뒤 J와 아야카를 만나 걸스파티>_<를 시작했다. 캬캬캬캬캬캬 !!!! 1차는 돔 근처의 맥주집에서 쾰쉬를 마시며 이것저것 수다를 떨었고, 아직 흥을 다 못 푼 우리는 2차로 향했다. 한식당에 들어갔는데, 한번 와보고싶었던 곳이어서 반가웠다. 나는 사실 한국에서 쏘맥을 잘 안마셨는데, 그 이유는 바로바로...! 금방 취했기 때문 ㅎ...! 그치만 이 날은 달랐다아~~!!! 안취했다아~~~!!! 귀여운 카스 유리잔에 쾰쉬와 참이슬을 섞어 J가 맛있게 말아준 뒤, 셋이 짠~~(또는 간빠이~~) 을 연신 외치며 신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참, J는 아야카의 전 세입자로 현재 J는 근처 다른지역으로 이사를 갔으며 그 예전집으로 아야카가 새로 들어간 것이다. 사실 J를 알게된것도 또 다른 한국인 친구인 A의 소개로 -> J를 이사소식을 알게되었으며 -> 마침 집을 구하고있던 아야카에게 연결해준 것! 그러나 슬프게도 A는 남자였기에 ^^*... 이 날의 걸스파티에 참석할 수 없었다 호호호... 아야카와 함께 우리는 독일어로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J의 능숙한 독일어 실력에 연신 감탄을 했다. 누군가 내 머릿속에 독일어 언어칩을 이식해줬으면 좋겠어요 흑흑흑... 다음엔 J가 있는 지역으로 우리가 놀러갈 예정이다. J에 대한 소개는 그 때 다시 이어가는걸로~!!!!>_<

다음날 아침, 약간의 두통과 함께 깨어난 나는 수면만이 이 숙취를 해결할것이라는 생각에.. 오후 2시까지 자다 깨는것을 반복했다. 이후엔 슬슬 정신을 차려야했는데, 바로 오후 여섯시에 아야카를 저녁식사에 초대했기 때문!! 우리집이냐구여? 아녀 ㅎ 남자친구 집입니다 ㅎ 지난번 쾰른 카니발 기간에, 남자친구와 나와 아야카는 셋이 만나 옹기종이 붙어다니며 카니발 이곳 저곳을 구경했었다. 그 때 남자친구는 일본어를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발사했는데, 아야카의 표정이 '뭐야..? 얘 한국인 아니었어..?' 하며 놀라워했기 때문이닼ㅋㅋㅋㅋㅋ이후로 우리는 '아야카를 언젠가 한번 집으로 초대하자~!' 하며 종종 말하곤 했는데, 조만간 아야카가 일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금 아니면 시간이 없겠는걸!?' 싶어 서둘러 13일 일요일로 날짜를 잡았다. 어떤 음식이 좋을지 요리조리 생각해본 결과, 모두가 무난하게 좋아할 한식- 불고기! 그리고 아야카가 한국드라마에서 자주 보았다던 파전!을 준비했다. 제가 요리했냐구여? 아녀 ^^ 남자친구가 다~ 했습니다ㅎ 저는 옆에 앉아 응원하기 담당 + 아야카와 함께 맛있게 먹기 담당을 맡았습니다요! 하하하



다음날인 14일 월요일, 대망의 병동견학이 있는 날이었던 이 날은! 내가 엄~~청나게 오~~랜만에 아침근무(데이근무) 시간에 맞춰 새벽 5시에 기상한 날이었다. 와... 죽을맛이었다. 그래도 전 날 남자친구가 '아침은 먹고 가야되니까, 불고기 남은거에 계란 볶아놓을테니 가기전에 밥이랑 먹고 가' 하며 준비해놓은 맛난 아침식사덕분에 힘차게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신경외과 병동은 14층에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내내 속으로 '와 미쳤다 미쳤어 진짜 이게 뭐야 미쳤어 이지영 미쳤어... 진짜 이러다가 일하는거 아니야..? 아 사실 그게 목표였긴 한데, 아니 진짜 미쳤네...와..이게뭐야...' 하며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병동에 도착한 첫 소감은..뭐랄까.. 다시 간호학생으로 돌아가, 실습 병원에 첫 날 도착해 어색하고 뻘쭘한 실습생이 된 기분이었다. 허허허허... 곧이어 데이 근무자들이 한명 두명 출근하고, 이 병동의 팀장(수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는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셨다. 물론 독일어였으나, 병동 내부는 한국과 크게 다를것이 없었기에 대강 여기가 어딘지, 무엇을 하는곳인진 감으로 알 수 있었다.

모두 친절했고, 혹시 자기 말이 빠르거나 이해가 안된다면 다시 물어보라며 너른 인내심으로 나를 대했으나.. 정말 그들에게 다섯번 여섯번을 물어볼 순 없었기에 ㅠ_ㅠ 흑흑흑흑... 최대한 그들의 말 속도에 익숙해지려 노력했고, 어느정도 대강 무슨 말을 하는지 감으로 몇 번 눈치챌 순 있었으나, 말이 길어지거나 더 빨리 말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엔 속절없이 자신감이 작아지곤했다 흑흑.. 그래도 나름대로 우리집(주인아저씨 집)에선 독일어 (쪼끔)하는 아시안이었는데 말이지 ㅠ_ㅠ 진짜 현장에 내던져지니, 쉽게 말하곤했던 문장조차도 왠지 어려웠다. '이렇게 말했다가 혹시 비웃음사는건 아닐까...?' 또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을까..?' 등등.. 그리고 아직 계약서도 쓰기 전이지만, 이 날 면담하며 교육담당자와 말한 내용을 토대로 하면- 4월 말에 있는 부활절 연휴를 지나 5월 초쯤 비자 전환을 시작한다면.. 이후 빨라야 5월 내, 늦어지면 6월쯤 일을 시작할 것이라는..예상...! 어쨌든, 5월 말쯤부턴 진짜 무언가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이 날 퇴근 후, 나는 본격적으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과연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것 같은데...독일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뭐 어떻게 일을 한다는거야 나는..'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병동견학 당시 면담에선 '언제부터 일할 수 있나요?' 하는 질문에 '당장 하고싶습니다^^'하몈ㅋㅋㅋㅋㅋㅋㅋ나도 모르게 충성마인드가 발동해 대답했고... '얼마나 오래 독일에 머무를건가요?'하는 질문엔 '오래오래 머물겁니다 ^^' 하몈ㅋㅋㅋㅋㅋㅋㅋ대답했는데... 진짜 머리따로 마음따로였다.. 하.. 그치만 그 질문에다가 '아 예 제가 가끔 향수병이 빡세게 도져서 한국행 비행기를 덜컥 예매하곤 합니다 예'하며 말할 순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ㅠ_ㅠ 흐엏엏엏어헝헝 .. 어쨌든, 병동에서 원어민들의 독일어 말하기에 덜컥 기가 눌려버린 나는, 그 날 저녁에 당장 독일어 과외를 찾아 등록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주간 빡세게 평일동안 한시간(이상)씩 한국인 선생님과(그러나 독일어 정말 잘하심.. 통역일도 하시고 등등등..) 1:1로 회화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업 등록 전, 짧게 상담하는식으로 선생님을 먼저 만났다. 이후 우리는 2시간을 대화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하며 놀라 허겁지겁 수업상담을 마무리했닼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바깥에서 우리의 독일어+한국어 내용을 들은 집주인 아저씨는 연신 "지영, 그 한국인 선생님이랑 정말 독일어로만 대화하는거 맞아~? ㅋㅋㅋㅋ" 하며 수상쩍어하셨다.






간만에 비추는 햇빛에, 재빨리 바깥으로 나갔다. 간간이 들려오는 테크노 음악소리가 조금 거슬렸으나, 공원은 평화로웠다. 그치만 한편으론 이렇게 평화로운 날들을 보낼수록 이곳에서 일을 시작한다는게 더.. 왠지 더 부담으로 다가온다 ㅠ____ㅠ 여행지가 좋은 이유는 그곳에서 돈을 벌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나는 독일을 이젠 여행지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과연 되어있는걸까. 이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긴 했나. 그저 새로운 환경과 모험에 중독되어 여기까지 달려온건 아닐까. 흠... 계속해서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