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후/보덴제_Bodensee

# 4 (마지막) 독일에서 제일 큰 호수, 보덴제 여행기!

지영(JiYeong) 2025. 11. 2. 02:40

10월 9일 목요일 : 린다우(Lindau) 

 

 

여행 넷째 날엔 조금 부지런히 움직여, 유람선을 타기위해 항구로 향했다. 그도 그럴것이 린다우로 향하는 배가 하루에 두 척 뿐이었나...? 그랬기 때문. 아니 왜이렇게 배편이 적은건가싶어 요리조리 찾아봤는데, 나름대로 알아본 결과- 알고보니 성수기가 마침 딱! 지나며 상시배편이 모조리 사라진 것. 그래도 우리가 타고 갈, 그리고 돌아올 배는 있어서 다행이었다 ^0^

 

여행이 끝나갈때가 되니 날씨가 다시 안좋아졌다. 센치한 감정을 담아!!!!!! 사진 한 장 찰칵!!!!!!!!!!!!!! 아이유가 꽃갈피 셋 앨범에서 부른 [네버 엔딩 스토리]를 듣고있었따^-^ 그나저나 내년에 아이유 콘서트가 언제열릴까..? 진짜 가고싶은데..

 

유람선 밖으로 보이는 풍경. 그라췌!!!!!!!!!이렇게 꾸물꾸물 흐린날씨가 독일이줴!!!!!!!!!!!!!!!!! 맑은 날씨야.. 잠시나마 반가웠ㄸㅏ..

 

바람이 꽤 세게 불고 중간중간 비도 내렸기에, 우리는 실내에 자리를 잡았었다. 승객들중엔 보드게임을 가져와 책상위에 펴놓고 즐기는 가족들도 있었고, 동반모임으로 온 듯한 단체손님들도 은근히 많이 보였다. 우리도 간단히 마실것을 시켜놓고 창 밖으로 멍을 때리거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등, 평온한 시간을 보냈고 어느덧 창 밖으로 린다우 선착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린다우는 본토와 거기서 조금 톡 튀어나온 린다우 섬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선착장은 이 섬에 위치해있다.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지키고있는 사자상(좌)과 등대(우). 사자상은 바이에른 왕국시절의 상징이었던 '바이에른의 사자'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엥 알고보니 린다우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속하는게 아니라 바이에른주에 속한다!!!) 우측의 등대는 사자상과 거의 동시에 완공됐다고 한다. 시계가 달린게 특징이며, 현재는 자동으로 작동하는 등대이나 예전엔 실제로 등대지기가 있었다고.

 

 

 

배에서 내려 본격적으로 린다우 섬 구경을 시작했다. 린다우 육지까지는 들어가지 않았고(긴 다리로 연결되어있다), 섬에서만 돌아다녔기에 금방 휘리릭 둘러 볼 수 있었다. 항구가 있는 탓에, 중세시대때부터 상업도시 및 자유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구 시청사의 뒷면.

 

우선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인, 구 시청사의 프레스코 벽화. 사실 독일내에서 여행을 다니며 옛스러워 보이는 건물들엔 대부분 벽에 그림이 그려져있었기에 전혀 낯선 느낌은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이런 기법을 '프레스코'라고 하는 것이었다. affresco라는 단어에서 왔는데, 이게 이탈리아어로 'fresh', 즉 젖은 상태를 의미하니 말그대로 '젖은 벽에 바로 그린 벽화'가 되는 것. 프레스코화는 벽과 그림이 하나가 되어 오래가고 선명하다는 장점과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담을 때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구 시청사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는 정치, 자부심, 충성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왼쪽의 둥근 탑은 감옥이었고 중앙의 건물은 종 만드는 곳, 오른쪽은 교회.

 

교회 내부엔 딱 봐도 굉장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벽화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Peterskirche (페터 교회)에 들어가니 작고 소박한 느낌의 공간이 나왔다. 벽 한쪽엔 세월의 풍파로 부분부분 사라지고 남은 벽화가 있었고, 그 맞은편엔 나무로 된 판들이 줄줄이 세워져있었다. 알고보니 세계대전당시 전사한 린다우 출신 군인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것이었다. 음.. 세계대전 전범국으로서, 여러가지가 우려되었는지 '이는 전쟁을 미화하기 위함이 아니다-'하는식으로 간단히 설명을 덧붙인 글도 있었다. 이외에 눈에 띄는 점으로는, 나무로 된 의자도 몇 개 있었는데 왠지 그 의자에 앉아 다같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기도했을 옛 중세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 엄숙한 마음으로 교회를 나와, 다시 길을 걸었다.

 

이 사진속 건물들과 그 구도는 몇백년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여기에 놓여있던 안내판 속에 옛날 모습이 그려져있어서 비교를 할 수 있었다.

 

자전거 놓지 말라고 써있음에도 자전거가 놓여져있음 ^^!

 

 

내가 선택한 엽서엔 이렇게 적혀있다. [너의 근심을 놓아라, 운명은 바꿀 수 없다. 오늘은 네 것이다. 내일은 하나님이 품에 맡기셨다.] 대략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살라는 의미로, 그냥 왠지 앞으로 내가 계속해서 가슴에 새기고싶은 내용이었다. 현재를 살기!!!!

조금 번화가로 나와 길을 걷다보니 골동품점이 눈에 들어왔다. 플로마켓이 열리면 종종 괜찮은 골동품들을 사오곤하는 남자친구가 이를 그냥 지나칠리 없었고, 나도 마찬가지로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으니 우리는 잽싸게 가게로 들어갔다. 어떤걸 기념품으로 사갈까 고민하던 중, 수북히 쌓여있는 엽서를 발견하곤 앞뒤로 살펴보며 어떤 내용을 담고있는지 호기심어린 눈으로 이것저것 골라내보았다. 그렇게 엄선되어 각 한 장씩 잡았고, 손님과 이야기중인 주인아저씨를 기다리다 용기를 내 '이거 얼마인가요!'하고 묻자 주인아저씨는 허허 웃으시며 두 엽서를 보더니 '선물로 줄게요!' 하며 그냥 주시는게 아닌가!!!!! 이야아아아아아!!!!! 한국의 정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크흡!!!!!! 우리는 독일 남부의 인심에 감격하여 싱글벙글 웃으며 'Danke!!!' 연신 당케를 외치곤 가게를 나왔다. 

 

 

다음날인 10일, 린다우를 떠나 쾰른으로 돌아오며 나의 독일 남서쪽 여행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로써 독일의 동서남북을 다 다녀온 사람이 되었다. 히히.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그리고 이제는 보덴제까지. 아직 안 가본 독일의 국내 지역이 훨씬 많지만, 그래도 뭔가...!! 아주 조오오오오금은 독일의 지역여행에대해 나도 한두마디정도 껴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히히

 

 

 


 

보덴제를 다녀온지도 어느 덧 한 달이 다되어간다. 그 사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나는 여행의 여운이 좀 길게 남았던건지,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ㅠ_ㅠ 휴가가 총 2주였는데, 한 주는 그냥저냥 내 집과 남자친구집을 오가며 일상적으로 보냈고 남은 1주를 보덴제 여행에 쓴 것이다. 어쨌든 2주동안 신나게 놀고먹고했으니 휴가가 지난뒤의 후폭풍이 꽤 오래 남을법도하네..  그리고 그 사이 날씨도 꽤 많이 쌀쌀해져, 요즘은 목도리를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인다. 오늘은 11월 1일. 올 해가 딱! 두 달 남았다. 두 달 뒤면 나의 2025년은 독일에서 온전히 보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독일에 머무르고 있을까? 5년 뒤, 10년 뒤의 내 모습이 늘 궁금하다. 미래의 지영아!!!!!!!!! 어떻게 지내니!!!!!!!!!!